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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19 20:47 수정 : 2018.04.19 21:56

타 구단들 뜻밖의 관대한 반응
“전력분석으로 공유하는 정보일 뿐”
“더그아웃 바깥이라 문제될 것 없어”
LG는 “페어플레이 정신 위반” 시인

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의 ‘사인 훔치기’ 논란에 대해 프로야구계에선 “전력분석 미팅에서 일반적으로 공유하는 정보”라며 의외로 관대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외부에다 버젓이 붙여놓은 것은 미숙했다”는 지적이다.

엘지는 18일 기아(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원정경기에서 상대 배터리(투수와 포수)의 구종별 사인을 종이에 적어 더그아웃으로 이어지는 통로 벽에 붙여놓았다가 적발됐다. ‘사인 훔치기’가 의심된 사례는 몇차례 있었지만, 이처럼 선수단 전체가 볼 수 있는 곳에 인쇄물로 붙인 사례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규정 위반 여부는 애매하다. 케이비오(KBO)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은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 금지 △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 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전달 금지 규정이 있다.

경기 도중 사인을 훔친 것이 아니고 자체 분석을 통한 정보 공유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엘지 관계자는 “페어플레이어 정신에 위배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전력분석 차원에서 (도루 시도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구단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상대 포수의 사인을 추정해 공유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대개 전력분석팀에서 주자들이 도루 타이밍을 잡을 때 참고하라고 준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고민에 빠졌다. 야구위 관계자는 “규정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20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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