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05 20:16
수정 : 2017.12.0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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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 최준석, 이대형, 정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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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손아섭·민병헌 등 대박 불구
나머지 자유계약선수들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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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 최준석, 이대형, 정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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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과열 양상을 보였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올해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7일 2018년 자유계약선수 승인선수 명단 18명을 발표한 이후 한달가량 지났지만 초반 열기는 사라졌다. 강민호(4년 총액 80억원·삼성)와 손아섭(4년 총액 98억원)·민병헌(4년 총액 80억원·이상 롯데) 등이 대박을 쳤고, 문규현(2년+1년 총액 10억원·롯데)과 권오준(2년 총액 6억원·삼성)이 소속팀과 잔류 계약을 했지만 이후 소식이 감감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황재균(4년 총액 88억원·케이티)을 포함해도 6명만이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해 최형우(기아)가 100억원(4년)을 받았고, 이대호가 국내에 복귀하며 150억원(4년)을 받으며 한껏 높아진 기대치와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넥센 구단이 베테랑 내야수 채태인(35)에 대해 팀 이적 때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롯데 역시 소속 자유계약선수인 최준석(34)과 이우민(35)이 이적하면 보상선수 없이 현금 보상만 받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외야수 이대형(34)을 보유한 케이티 역시 이런 흐름에 합류할 태세다. 채태인은 올해 109경기에서 타율 0.322, 110안타, 12홈런을 쳤고, 최준석은 타율 0.291, 82타점, 14홈런을 기록했다. 이대형은 타율은 0.267에 그쳤지만 23개의 도루를 성공시킬 만큼 빠른 발과 수비가 안정적이다.
자유계약선수 입장에서는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졌지만 그만큼 소속팀에서 잡겠다는 의지가 크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각 구단이 영입보다는 자체 육성과 리빌딩(재건)에 치중하면서 자유계약선수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엘지(LG)가 정성훈 등 베테랑 선수를 대거 방출해 팬들의 항의를 받고 있지만, 다른 팀들 역시 방향은 비슷하다. 2017 시즌 통합우승을 거둔 기아가 영입보다는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롯데 역시 소속 자유계약선수를 중심으로 민병헌을 영입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하던 한화가 일찌감치 손을 뺀 상태이고, 케이티도 황재균을 영입한 뒤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두산과 에스케이는 몇년 동안 외부 자유계약선수 영입에 열의를 보인 적이 드물다.
남아 있는 자유계약선수들이 대부분 노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활발한 이적을 예상하기 힘들다. 한화는 박정진(41)·정근우(35)·안영명(33) 등 소속 자유계약선수 전원이 미계약 상태이고, 엔씨의 손시헌(37)·지석훈(33)·이종욱(37) 등이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에스케이 외야수 정의윤(31)은 올해 112경기에서 타율 0.321을 기록했지만 구단과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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