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1.02 13:34
수정 : 2017.11.0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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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2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마지막 7차전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5-1로 꺾고 창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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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7차전서 LA 다저스에 5-1 승…4승3패
MVP 조지 스프링어…WS 4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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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2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마지막 7차전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5-1로 꺾고 창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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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3년 연속 100패 이상을 당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 하지만 착실한 리빌딩으로 환골탈태한 휴스턴이 2017년 메이저리그 정상에 올랐다.
휴스턴은 2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마지막 7차전(7전4승제)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5-1로 꺾고 1962년 창단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931년 이후 86년 만에 처음으로 양대리그 100승 이상 팀끼리 마지막 7차전까지 벌인 승부. 휴스턴은 2차전에서 다저스 철벽 불펜의 핵심인 마무리 켄리 잰슨을 공략해 역전승을 일궈냈고, 5차전에서는 0-4, 4-7, 7-8의 열세를 극복하고 13-12의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6차전까지 명승부를 펼친 두 팀이지만 7차전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이로써 역대 월드시리즈 7차전은 39경기 20승19패로 원정팀이 앞서게 됐다. 또 이날 휴스턴의 승리를 포함해 최근 3차례 연속 원정팀이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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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애스트로스 조지 스프링어(가운데·4번)가 2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마지막 7차전에서 2회초 5-0으로 앞서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 카를로스 코레아(왼쪽)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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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은 1회초 선두타자 조지 스프링어가 다저스 선발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 뒤 알렉스 브레그먼의 내야 땅볼 때 1루수 코디 벨린저의 송구 실책으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브레그먼이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호세 알투베의 1루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아 2-0으로 앞서갔다.
휴스턴은 2회초 브라이언 매캔의 볼넷과 마윈 곤잘레스의 우중간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잡았고, 1사 후 랜스 매컬러스의 2루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매켄이 홈을 밟아 3-0으로 점수를 벌였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스프링어가 풀카운트에서 다르빗슈의 한복판 직구를 받아쳐 중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스프링어는 포스트시즌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가 월드시리즈에서 부활하며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그는 엠브이피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선수, 코치, 그리고 휴스턴의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고 전했다.
스프링어는 이날 홈런으로 단일 월드시리즈 4경기 연속 홈런이자 5번째 홈런을 쳤다. 이 부문 통산 타이기록.(1977년 레지 잭슨·2009년 체이스 어틀리) 또 단일 월드시리즈 4경기 연속 홈런과 6경기 연속 장타는 새로운 기록이다.
반면 다저스는 1회말 2사 만루, 2회말 1사 1, 2루, 3회말 무사 1, 2루, 5회말 1사 1, 2루 등 숱한 기회에서 한 점도 얻지 못했다. 5회까지 잔루 8개를 남긴 다저스는 6회말 1사 1, 2루에서 대타 안드레 이디어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7∼9회는 모두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공허하게 물러났다.
다저스 마운드에선 다르빗슈가 일찌감치 물러난 뒤 브랜던 모로(⅓이닝)에 이어 3회부터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6회까지 4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어 마무리 잰슨(1이닝)과 알렉스 우드(2이닝)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지만, 타선 침묵으로 헛심을 썼다.
반면 휴스턴은 선발 랜스 매컬러스 주니어(2⅓이닝)-브래드 피콕(2이닝)-프란시스코 리리아노(⅓이닝)-크리스 데븐스키(⅓이닝)가 이어던진 뒤 6회부터 등판한 찰리 모튼은 비록 1실점 했지만 7∼9회 3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모튼은 4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불펜이 붕괴된 휴스턴에서 모튼의 활약은 군계일학이었다.
휴스턴 A.J 힌치 감독은 9회를 앞두고 에이스 댈러스 카이클과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시즌 중간에 영입한 베테랑 저스틴 벌렌더 두 선수에게 모두 몸을 풀게 했으나, 월드시리즈 마지막 우승 순간 마운드에 서는 영광은 모튼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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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조지 스프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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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선수들은 지난 8월 허리케인 ‘하비’로 80여명이 숨지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실의에 빠졌던 지역 주민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휴스턴 스트롱(Houston Strong·강한 휴스턴)’ 패치를 붙이고 경기에 나서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3승 1패로 물리치고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예상을 깨고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정상을 넘본 내셔널리그 최고 명문 구단 다저스까지 넘어서며 우승 드라마를 완성했다.
다저스는 우승을 위해 영입한 다르빗슈가 월드시리즈 3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2회를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다. 반면 다저스와 휴스턴 양쪽 모두 러브콜을 받았던 저스틴 벌렌더는 휴스턴을 택한 뒤 월드시리즈 2·6차전 선발로 나서 잘 던졌고, 우승반지까지 끼게 됐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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