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18 22:36
수정 : 2017.10.1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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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린 두산 최주환.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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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NC에 17-7 역전승
최주환 역전 만루포, 김재환 3점홈런 2개 ‘폭발’
홈런 8개 공방…포스트시즌 잠실 최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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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린 두산 최주환.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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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처음 보는데 어디선가 이미 본 것 같은 느낌.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은 1차전의 데자뷔(기시감)였다. 그런데 전날과는 승자와 패자가 뒤바뀌었다.
두산 베어스가 엔씨(NC) 다이노스에 전날 졌던 과정 그대로 되갚았다. 1차전에서 확실한 승기를 엔씨 중견수 김준완의 슈퍼캐치로 놓쳤다면 2차전에선 오재원의 호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은 뒤 역전했다. 전날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면 이날은 최주환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똑같이 앙갚음했다. 역전과 재역전, 달아나는 과정까지 유니폼만 뒤바뀌었을 뿐 전날의 복사판이었다. 두산의 17-7 승. 3차전은 20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 드넓은 잠실에서 홈런 공방 = 경기 전 잠실구장엔 약한 보슬비가 내렸다. 통상 비가 오면 습도가 높아 투수가 유리하기 마련. 더욱이 두산 선발 장원준은 통산 엔씨전 13경기 79.1이닝 동안 피홈런이 없었다. 맞상대팀 중 유일하다. 그러나 지석훈(1점·패스트볼), 김성욱(2점·커브볼), 나성범(2점·슬라이더)에게 홈런 3방을 맞았다. 두산 이적 후 처음 겪는 일. 3회 스크럭스에게 맞은 적시타는 체인지업이었다. 엔씨 타자들의 구종별 노림수에 걸려들었다. 전날 더스틴 니퍼트와 똑같이 5⅓이닝 6실점(5자책점). 엔씨는 스크럭스(1점)까지 홈런 4개를 터뜨렸다. 두산의 화력은 한술 더 떴다. 박건우(1점), 김재환(3점 2개), 최주환(만루)의 대포 4방으로 11점을 뽑았다. 김재환은 무려 7타점 경기. 양팀 홈런 8개는 포스트시즌 역사상 잠실구장 최다 홈런 기록이다.
■ NC의 제프 맨쉽 숙제 = 엔씨 김경문 감독은 두산 사령탑이던 2004년부터 포스트시즌에 9번 올랐지만 지난 시즌까지 준우승 4번, 3위 5번으로 우승이 없다. 지난해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4전 전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객관적 전력도 두산에 뒤진다. 그가 빼든 카드는 불펜 강화. 선발요원 제프 맨쉽을 불펜으로 돌렸다. 맨쉽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를 2경기나 경험한 선수. 전날 1차전에선 두 번째 투수로 나와 승리투수까지 됐다. 하지만 이날은 역전 만루포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에릭 해커가 선발로 나서는 3차전에선 외국인 선수 제한 규정 탓에 나올 수도 없다. 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3차전 두산 선발은 마이클 보우덴.
■ ‘잇몸’들의 활약 = 엔씨의 초반 리드는 지석훈과 김성욱 두 백업 선수의 홈런포 덕분이었다. 왼손 장원준을 겨냥해 선발 출장했다가 홈런까지 쳤다. 하지만 백업 재미는 두산이 더 봤다. 닉 에반스를 빼고 최주환을 7번 지명타자로 기용했다가 역전 만루홈런 ‘잭팟’이 터졌다. 의외의 카드였다. 최주환은 4-6으로 뒤지던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맨쉽의 시속 145㎞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비거리 105m 그랜드슬램으로 경기를 순식간에 8-6으로 뒤집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잊을 수 없는 역전포로 장식했다. 그리고 2차전 최우수선수의 영예도 안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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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홈런 2개 등 7타점을 쓸어담은 두산 김재환.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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