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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11 15:36 수정 : 2017.09.11 16:02

[포토뉴스] 소나무·잠자리채·여행가방·관중석…
‘국민타자’ 이승엽이 받은 은퇴 선물의 의미

“아~아~이승엽 삼성의 이승엽, 아~아~ 이승엽 전설이 되어라.”

삼성 팬들만 부르는 응원가라고? 아니다. 지난 8일 사직야구장에서 롯데팬들이 ‘적’이었던 이승엽(삼성·41)을 향해 부른 응원가다. 현역 은퇴 시즌 사직구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 레전드를 향한 팬들의 예우였다. 막판 치열하게 전개되는 순위 싸움과 더불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진행되고 있는 베테랑의 ‘은퇴투어’는 또 다른 볼거리가 되고 있다. 삼성 외 9개 구단이나 팬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프로야구사에 큰 획을 그은 레전드와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앞서 진행된 은퇴투어 기념식에서 영상을 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승엽의 은퇴투어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8월11일)-수원 케이티위즈파크(kt·8월18일)-고척 스카이돔(넥센·8월23일)-인천 에스케이행복드림구장(SK·9월1일)-잠실야구장(두산·9월3일)-부산 사직구장(롯데·9월8일)-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9월10일)로 이어지고 있다. 창원 마산구장(9월15일)과 잠실야구장(LG·10월1일)을 거쳐 10월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현역 마지막 고별전이 열린다.

각 구장 삼성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맞춰 진행되는 은퇴 행사는 기념식과 더불어 이승엽의 등번호 숫자에 맞춰 36명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사인회 등으로 진행된다. 행사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은퇴 선물 증정식이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8월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앞서 진행된 은퇴 투어 행사에서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받은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처음 은퇴 행사를 연 한화의 선물은 보문산 소나무 분재였다. 이승엽이 전날까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친 홈런(28개) 비거리를 다 합하면 이글스파크에서 보문산을 넘길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서도 장외 홈런을 날리면서 이글스파크와 이별했다. 이승엽은 이글스파크 방문 선수로는 가장 많은 홈런(최종 29개)을 날렸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8월18일 오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와 경기에 앞서 진행된 은퇴 투어 기념식에서 염태영 수원시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케이티의 선물은 이승엽의 좌우명인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평범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판이었다. 은퇴 투어가 열린 날이 공교롭게도 이승엽의 생일(8월18일)이어서 케이티위즈파크에 모인 팬들은 한 목소리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케이티 위즈파크 1호 홈런의 주인공은 이승엽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8월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 앞서 진행된 은퇴 투어 행사에서 기념 선물을 받고 서건창(넥센)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넥센은 아예 모든 선수들에게 등번호 36번의 유니폼을 입혔다. 이승엽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았다. 이승엽에게는 고척돔 인조잔디 위에 황금색 36번이 박힌 유니폼을 올린 대형 액자를 선물했는데, 넥센 선수들의 친필 메시지로 유니폼을 빼곡하게 채웠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1일 오후 인천 에스케이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에스케이 와이번스와 경기에 앞서 진행된 은퇴투어 기념 행사에서 박정권(맨 왼쪽), 김강민으로부터 기념 선물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에스케이는 은퇴 뒤 가족들과 여행을 하라는 의미로 각각 3, 6이 새겨진 여행가방 2개를 선물했다. 해먹에 폴라로이드 카메라, 그리고 스크래치형 세계지도까지 곁들였다. 이승엽은 이날 통산 최다 2루타 신기록을 세우며 인천 마지막 경기를 끝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앞서 진행된 은퇴 투어 행사에서 두산 김태룡 단장으로부터 이천 달항아리 도자기를 선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두산은 2군 구장(베어스필드)이 있는 이천에서 달항아리 도자기를 공수했다. 도자기 위에는 역시 이승엽의 좌우명인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고 새겨졌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앞서 진행된 은퇴투어 행사에서 롯데 이대호로부터 대형 잠자리채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은퇴 투어 행사에서 삼성 이승엽에게 선물한 10돈 모형 잠자리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의 선물은 잠자리채였다. 2003년 이승엽이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작성했던 상대팀이 롯데였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2003시즌 당시 삼성 경기가 열릴 때면 외야에 이승엽의 홈런공을 잡기 위한 잠자리채가 넘쳐났다. 물론 대형 잠자리채만 준 것은 아니다. 순금 10돈으로 만든 모형 잠자리채도 함께 건넸다.

삼성 이승엽이 10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 투어 행사에서 프로 첫 홈런을 기념하는 의자 오브제를 전달 받고 김기태 감독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기아는 아예 챔피언스필드로 옮기기 전 홈구장인 무등야구장의 관중석을 뜯어냈다. 이승엽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 광주 무등야구장(1995년 5월2일)에서 기록됐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 당시 경기 화면이 없어 기아는 이승엽의 홈런이 떨어졌을 만한 곳의 의자를 선물로 준비했다. 기아도 애초 잠자리채를 고려했으나 막판에 관중석으로 바꿨다고 한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 외야 관중석에 걸린 현수막.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제 이승엽은 마산야구장, 잠실야구장과 작별을 앞두고 있다. 엔씨(NC)나 엘지(LG)도 이승엽의 은퇴 선물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이승엽에게 남은 경기 수는 13경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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