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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4 11:17 수정 : 2005.01.24 11:17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를 흔들었던 '임창용 파동'은 선수 본인과 부모의 사과로 일단락됐지만 삼성 라이온즈 프런트는 사건 초기 대응력 부재로 문제를 확산시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일 임창용이 2년간 18억원에 계약한 직후 그의 어머니가 구단 사무실을 찾아가 계약 철회를 주장했지만 이같은 사태가 최고경영자(CEO)에게 보고되지 않았고 다음 날 언론을 통해 사건이 불거졌을 때에도 삼성 프런트는 움직이지 않았다.

21일 오후에야 기자를 통해 처음 사건을 접한 김응용 사장은 "처음 듣는 소리다. 사실이라면 옷을 벗기겠다"고 극도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것은 임창용에 대한 분노 못지않게 프런트에 대한 질타도 있었을 것이다.

반면 모든 사실을 인지했던 김재하 단장은 어떤 상부 보고나, 하부 지시없이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실무 총책임자인 김재하 단장은 휴대전화를 아예 꺼놓거나 선별 통화로 언론과의 접촉을 기피했으며 운영이나 홍보 담당자들 역시 일부 매체에 보도된 사실조차 확인해 주지 않으며 얼버무리는데 급급했다.

김재하 단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의 취재 기피증은 이번 사건 뿐만아니라 2003년 임창용 간통사건과 지난 해 김응용 사장과 선동열 감독 취임, 역대 최고액 FA인 심정수, 박진만 입단 등 굵직 굵직한 사건들이 있을 때마다 되풀이되는 버릇이다.

김단장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단장이 어떻게 수십개 언론을 다 상대할 수 있느냐"고 해명했다. 하지만 삼성의 비밀행정은 일부 언론의 추측보도를 양산하며 사건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어 프로야구단 운영 목적인 그룹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삼성은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연간 300억원에 가까운 운영비를 쓰고 있지만 지난 23년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딱 한번 뿐이다. 엄청난 투자에 비해 결과는 초라했던 셈. 그나마 삼성구단의 홍보 기회는 최고액 계약이나 거물인사 영입 등의 상황이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등은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자신들의 치부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수년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기업은 2류, 정부는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한 적이 있지만 삼성 라이온즈 프론트는 아직도 4류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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