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08 18:45
수정 : 2005.04.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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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부산고 선수들이 광주상고를 꺾고 우승을 확정하자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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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황금사자기·봉황기 휩쓸던 그때 그 팀들
지금으로부터 30~40년전. 프로야구도, 프로농구도 없던 시절. 민초들은 고교야구 명문들이 보여주는 명승부에 웃고 울었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화끈한 타력의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 ‘비운의 팀’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 그리고 숱하게 명멸해간 스타들. 박노준, 김건우, 김윤환, 최동원, 성준….
아스라해진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옛 고교야구 명문들이 한자리에 모여 왕중왕을 가린다. 대한야구협회는 한국야구 100주년을 기념해 고교야구 명문 14개팀을 초청해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최우수고교대회를 연다.
어떤 학교가 나오나=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대기, 황금사자기 등 고교야구 4대 전국대회에서 통산 8차례 이상 우승한 11개 팀이 뽑혔다. 여기에 전통과 현재 전력을 감안해 서울고, 인천고, 광주동성고(옛 광주상고) 등 3개팀이 와일드카드로 출전한다.
통산 8차례 이상 우승 11팀등, 14개고교 11~17일 왕중왕전
공교롭게도 최다 우승 1, 2위팀인 경북고(20회)와 경남고(14회)가 1회전에서 맞붙는다. 또 부산고(12회)와 만년 준우승팀 선린인터넷고(8회)도 맞대결을 펼친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야구명가 광주일고(11회)와 대구상원고(10회)는 1회전 부전승의 행운을 안았다.
추억의 명승부= 1981년 당시 ‘황금듀오’ 박노준·김건우를 앞세운 선린상고와 성준·류중일의 경북고가 청룡기 결승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6-5로 경북고의 아슬아슬한 승리.
절치부심한 선린상고는 봉황대기에서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라 경북고와 ‘복수혈전’을 치렀다. 8월26일 야간경기로 열린 경기에서 선린상고는 1회 3점을 뽑으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박노준이 홈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고, 선발투수 김건우마저 어깨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결과는 경북의 6-4 역전승. 이날 밤, 서울 동대문야구장 인근 술집들은 희비가 엇갈린 관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972년 군산상고와 부산고의 황금사자기 결승전도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1-4로 뒤진 군산상고의 9회말 마지막 공격. 군산상고는 양기탁의 동점타와 김준환의 역전 결승타로, 호투하던 부산고 편기철을 두들겨 믿기지 않는 5-4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이 때부터 군산상고에는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5년의 최강은?= 전통만으로 우승할 수는 없다. 지금의 전력상 가장 앞서는 팀은 광주동성고. 초고교급 투수 한기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고 구속 152㎞를 뽐내며 지난해 7승1패 평균자책 1.92를 기록했다. 지난해 봉황기 이후 고교야구에서 나무배트를 쓰는 것도 한기주의 광주동성고에는 반가운 일. 최고구속 150㎞를 자랑하는 나승현의 광주일고, 김성한 감독의 군산상고, 지난해 대통령배를 거머쥔 인천고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한편, 이번 대회는 세방 로케트밧데리가 스폰서를 맡아 우승팀과 준우승팀에 500만원과 300만원의 장학금과 500만원 어치의 야구장비를 준다. 김동훈 조기원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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