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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17 18:53 수정 : 2008.12.17 23:43

이세돌(왼쪽) 9단과 이창호 9단이 지난 9월 타이 방콕에서 열린 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4강전 2국에서 대결하고 있다. “이세돌을 겁나게 하겠다”던 이창호는 2-0으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사이버오로 제공

국내1위 이세돌 올 6관왕…엘지·삼성화재배도 결승행
이창호와는 올해 1승3패…원익배 8강전 ‘진검승부’ 될듯

바둑계는 요즘 ‘쎈돌’ 이세돌(25) 9단이 화두다. 2007년 말 국내순위 1위에 오르더니 14개월 연속 정상이다. 6관왕인 올해는 세계대회인 엘지배와 삼성화재 결승에 올랐다. 두 대회의 타이틀을 한꺼번에 보유하고 있는 것도 처음인데, 만약 두 대회 2연패를 한다면 그 또한 최초다. 올 한해 주요 대국이 100국을 넘는다. 3년 연속 강행군이지만 지친 기색이 없다.

탁월한 중반 전투력과 상대방 수읽기를 비웃는 현란한 변화구. 예측을 불허하는 창조적인 수순을 당해낼 자는 많치 않아 보인다. 얼굴 반쪽을 덮은 머리 스타일과 앙다문 입술까지. 반항아는 말 그대로 쎈돌, 괴물이 딱 어울린다. 2년 전 결혼해 두살짜리 딸아이 재롱에 푹 빠지면서 더 성숙해졌다. 유일한 맞수는 ‘국보’ 이창호(33) 9단이나 중국 바둑왕 구리(25) 9단 정도가 꼽힌다. 과연 이세돌 천하통일로 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글쎄요”라는 답을 내놓는다. ‘아직은 아니다’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역시 ‘신산’ ‘반집기계’ 이창호가 가장 큰 벽이다. 역대 맞전적에선 이세돌이 열세(21승28패)다. 맞대국이 10 0을 넘어섰다면 확실한 우위가 결정됐을 것이다. 그러나 둘이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후반 세계를 평정한 이창호의 주적은 스승 조훈현(55) 9단과 유창혁(42) 9단이었다. 이창호의 대 조훈현 전적(188승119패), 대 유창혁 전적(94승47패)은 전설이다. 이제 라이벌이 이세돌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세돌은 2000년대 들어 주요 대국에서 이창호와 ‘박터지게’ 싸웠다. 2001년 엘지배 세계기전 1~2국을 승리한 이세돌은 3~5국에서 뼈아픈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한번 무는 데 성공한 이세돌은 이후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연출했다. 지난해는 1승1패, 올해는 이창호에 1승3패로 당했다. 이창호가 올해 초 “이세돌을 겁나게 하겠다”던 호언을 지킨 것이다. 둘의 올해 마지막 싸움이 남았다. 23일 원익배 8강전이 무대다. 향후 기세싸움이 걸려 있어 혈전이 예상된다.

둘의 다툼은 테니스 스타와도 비교된다. 이세돌은 파워 넘치는 공격의 ‘왼손천재’ 라파엘 나달(스페인) 유형과 비슷하고, 이창호는 경지에 이른 ‘교과서 샷’의 로저 페더러(스위스)에 비유되는 식이다.

나달이 2인자에서 벗어나 정상에 올랐지만, 페더러가 여전히 큰 산으로 남아 있는 것도 묘하다. 나달과 페더러의 싸움처럼 두 바둑 천재의 대결은 늘 시선을 집중시킨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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