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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0 09:32 수정 : 2020.01.10 09:32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튜브 화면 갈무리
많은 여행 유튜버가 자신이 어디에 가서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여행지 자체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는 이들도 있다. 세계를 여행하는 유목민이자 필름메이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브랜던 리(Brandon Li)의 ‘언스크립티드’(UNSCRIPTED)는 다양한 나라에 머물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의 구석구석을 방문하는 그대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본인이 직접 등장해서 상황을 설명하거나 따로 정리한 자막 없이 영상과 음악, 편집만으로 하나의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일단 보기 시작하면 그 회가 끝날 때까지 시선을 떼기가 힘들다. 브랜던 리의 카메라는 하늘에서 내려와 땅속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건물의 천장과 벽을 넘나들며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마치 어떤 유령 같은 존재가 그 도시를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야외촬영을 주로 하는 유튜버들에겐 필수적인 장비로 꼽히는 짐벌 스태빌라이저를 이용해서 다양한 카메라 무빙을 구현해내기 때문인데, 덕분에 스토리가 더욱 생생하게 전달되는 느낌이다.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나 짐벌 등 장비에 대한 사용 리뷰를 올리거나 여행지에서 가볍게 찍어 올리는 일상 브이로그도 제공하지만, 쇼트 필름만 모아놓은 재생 목록을 열어 보면 두바이, 그리스, 인도부터 런던, 홍콩, 베트남까지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잘 몰랐던 나라와 도시의 이면이 다큐멘터리 시리즈처럼 경이롭게 흘러간다. 특히 2년 전 그가 1개월 동안 한국을 방문해서 찍었다는 '서울 웨이브‘(Seoul Wave)라는 영상은 약간의 충격이 느껴질 정도로 강렬하다. 그전까지 한국에 온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서울에서 수십년은 살아야만 알아챌 수 있는 현재 서울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최고운(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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