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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3 10:33 수정 : 2020.01.03 10:44

발렌티노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사진 발렌티노 제공

발렌티노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사진 발렌티노 제공

방금 한파가 예년 같지 않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2020년에 접어들자마자 영하의 기온이 며칠째 이어질 기세다. 겨울은 역시 추워야 제맛. 얇은 핸드메이드 코트와 트렌드라는 쇼트 패딩만으로 겨울을 버텨보려고 했지만, 지금 막 당도한 혹한을 이겨내는 게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롱 패딩의 기세는 등등했다. 2020년 트렌드가 아무리 짧은 패딩이라지만, 무릎과 엉덩이가 시리면 롱 패딩에 저절로 시선이 가는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운동선수들이 입을 법한 패딩이나 벤치 코트(운동선수들이 겨울철 벤치에 쉴 때 입는 코트) 스타일은 거부하고 싶다. 물론 이미 옷장에 있다면 구입을 강권하고 싶진 않다. 여러 벌 살 만큼 패딩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벤치 코트 스타일이 아닌, 좀 다른 스타일의 패딩을 원하는 이들에겐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더구나 많은 브랜드와 쇼핑몰들이 세일을 시작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반드시 롱 패딩을 고집하는 이가 아니라면 허리를 끈으로 동여맬 수 있는 벨티드 스타일의 패딩을 추천한다. 커다란 상자 같은 형태의 스타일로 허리끈을 조여서 연출하면 여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다. 벨티드 스타일 패딩은 크기만 거대한 게 아니다. 안에 충전재를 넉넉하게 채워 넣었기 때문에 매우 따뜻하다. 필자는 세일 시작과 동시에 오버 사이즈의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그리 길지 않은 패딩을 구입했다. 충전재는 거위 털도 오리털도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주기에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많다.

쇼트 패딩을 원하지 않는 이에게는 트렌치코트 스타일의 패딩을 추천한다. 무릎 아래까지 따스하게 데워주면서도 코트의 멋스러움까지 잡을 수 있는 ‘일거양득’ 아이템이다. 패딩은 캐주얼할 수밖에 없다는 선입견을 단박에 깨주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 정중해 보이기까지 하다. 특히 트렌치코트 형태의 패딩은 디자인적인 디테일도 꽤 만족스럽다. 몸집이 크게 보이는 패딩의 단점도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패딩은 추운 날 한기를 이겨내기 위해 완성된 패션 아이템이라는 걸 부정할 순 없다. 고로 우아함과는 당연히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변화를 추구하는 디자이너들의 남다른 시도로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타일의 패딩들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발렌티노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와의 협업을 통해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 의류) 감성을 패딩에 담아냈다.

패딩의 진화는 이제 막 시작됐다. 그 변화의 파고는 올해 더 높을 것 같다. 물론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가 선보인 패딩은 현실 세계에서 입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남극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할 것 같지 않나?

성범수(<인디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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