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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8 20:48 수정 : 2019.12.19 02:08

지난 5일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실내 서핑장 ‘플로우하우스’에서 한 서퍼가 ‘한겨울 서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커버스토리 ㅣ 실내 레포츠

증강현실 등 기술 발달의 시대
겨울철 놀이도 색다른 풍경 연출
가상의 바다에서 서핑도, 낚시도 하고
야구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지난 5일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실내 서핑장 ‘플로우하우스’에서 한 서퍼가 ‘한겨울 서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옛날 사람들은 겨울에 어떻게 놀았을까? 아마도 지금보다 더 추웠을 게다. 1980년대 후반 신문들을 보면, ‘겨울 레포츠로 실내 수영이 각광’, ‘서울 도심에 스케이트장 일제히 개장’, ‘겨울 사냥철 오리사냥 성행’ 등의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스키와 달리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눈썰매장도 이미 성업 중이었다. 1988년 1월15일치 한 일간지는 ‘연날리기가 겨울 레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기 서울 종로의 종묘공원에서는 ‘한국연날리기보존협회’가 주최한 연날리기 대회가 열리기도 했단다.

같은 해 2월, 또 다른 일간지는 ‘레포츠로 각광받는 민속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흔히 ‘연싸움’이라고 알려진 ‘끊어먹기’를 대표적인 연날리기 놀이라고 소개하면서 ‘수직상승과 급강하, 좌우비행 등이 끊어먹기의 주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종일 연과 얼레를 대여하는 비용이 1000원이었다고 한다. 당시로는 자장면 2그릇, 혹은 소주 5병 가격이니 비싸다면 비싼 셈이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놀아야 할까? 연이라도 날리러 가야 하나. 스케이트나 실내 수영도 좋지만, 왠지 흔한 것 같다. 음, 사냥? 밀려드는 상념을 핑계로 언제까지 이불 속에서 뭉갤 셈인가. 여기 해결책이 있다. 그 전에 프랑스의 사상가 장 보드리야르의 주장을 살펴볼까. 그가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을 펴낸 게 1981년의 일이다. 아이비엠(IBM)이 개인용 컴퓨터를 처음 개발해 보급한 해다. 당시 메모리(RAM)는 64킬로바이트(KB)였고, 카세트테이프와 플로피 디스크를 보조기억장치로 사용했다. 테라바이트(TB)급 유에스비(USB)가 흔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근 40년이 흐른 지금 기술의 발전은 우리 모두의 일상을 바꿔버렸고, ‘가상이 실제를 대체한다’는 보드리야르의 주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세상이 이럴진대 우리는 어떻게 놀아야 할까? 겨울일수록 역동적으로 놀아야 한다. 주위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21세기의 시뮬라크르, ‘가상현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모두 베어 그릴스(영국의 생존 전문가)처럼 눈밭을 뒹굴며 고난의 행군을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편하게’, 그리고 ‘잘’ 놀 수 있다.

땀을 흘릴수록 즐거움은 배가된다. 이것은 골방에서 몰두하는 비디오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근수축과 근이완,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의 세계다. ‘운동’이 된다는 얘기다.

이제 낚시까지 ‘가상’으로 즐기는 시대다. ‘피싱조이’ 스크린 낚시는 게임처럼 손쉽게 낚시의 손맛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레포츠다. 사진 뉴딘콘텐츠 제공

따뜻한 실내에서 진짜 바다가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파도를 즐기며 서핑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떤가. 스포츠인 듯, 게임인 듯 커다란 스크린 앞에서 프로 선수들처럼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며 땀을 뻘뻘 흘리다 보면 한겨울 추위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다. 잠시 짬을 내면 망망대해를 누비며 대물 생선을 낚는 전문 낚시인의 성취감을 느끼거나, 박병호나 이대호 같은 슬러거(야구에서 장타를 자주 날리는 타자)들처럼 아름다운 아치를 그리는 홈런 타구를 때려볼 수도 있다. 바다나 야구장에 가지 않아도 말이다.

ESC가 제안하는 ‘역동적 실내 놀이들’은 아마도 당신의 겨울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어 줄 것이다.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그리고 놀러 가자.

송호균 객원기자 gothroug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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