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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1 20:59 수정 : 2019.12.12 02:39

영화 <아일랜드>. 사진 영화사 제공

향이네 식탁

영화 <아일랜드>. 사진 영화사 제공

미래사회를 다룬 영화 목록에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게 있죠. 강렬한 첫 장면과 놀라운 반전 때문에 몇 번을 본 <아일랜드>라는 에스에프(SF) 영화랍니다.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인간의 이기심이 복제인간을 만들고, 마침내 그들에게 자아정체성이 생기면서 스토리가 복잡하게 전개되는 영화죠. 초미세먼지가 서울을 강타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스토피아를 그린 창작물에 관심이 가더군요. 웹소설로도 인기를 끈 소설 <곰탕>도 그런 종류의 얘기입니다. 공포 자체인 흉측한 먹거리로 연명하는 미래에 대한 얘기죠. 여기에 타임머신, 살인, 범죄 등이 끼어들면서 스토리는 흥미진진해집니다.

이런 미래가 도래한다면 우리의 삶은, 생각은,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요? 이런 미래는 정말 올까요? 지난해 11월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허젠쿠이 교수는 인류 최초로 ‘디자인 베이비들’을 탄생시켰다고 하는군요. 인간배아 유전자를 이리저리 편집해서 말입니다. 영화 <아일랜드>의 주인공 같은 ‘베이비들’인 거죠. 세상은 깜짝 놀랐고 중국 내에서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실제 제재가 가해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는군요. <아일랜드>를 보고 든 생각. ‘만들어진 사람’이라고 해서 생명의 존엄함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것. 어쨌든 인간의 이기심이 결국 우리를 어떤 지점까지 끌고 갈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전 그런 시대가 와도 시대의 퇴물 같은 목욕탕을 찾아가렵니다. 아주 낡은 목욕탕을 말이죠. 이번주 ESC에 유선주 객원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읽고 나서 한 결심이죠. 그저 때를 밀고 몸을 씻는 공간이 아니라 지난 시대의 낭만이 옅거나 짙게 밴 곳이더군요. 과거를 알지 못하면 미래도 없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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