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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8 09:40 수정 : 2019.11.28 20:26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내마음보고서>.

향이네 식탁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내마음보고서>.

그날은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펑펑 운다는 게 어떤 것인지 처음 알았지요. 2013년께 책 한 권을 받았습니다. 제목은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내 마음 보고서>. 페이지를 넘기다가 시 한편을 발견했죠. ‘내가 새로 닦은 땅이 되어서/집 없는 사람들의 집터가 될 수 있다면/내가 빗방울이 되어서/목 타는 밭의 살을 적시는 여울물로 흐를 수 있다면/내가 바지랑대가 되어서/지친 잠자리의 날개를 쉬게 할 수 있다면….’(이기철 시인의 시 ‘자주 한 생각’ 중)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나 시를 읽는 순간 눈물이 솟구쳤습니다. 이 책은 당시 회사(<한겨레>)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정신과 의사 정혜신 선생이 한때 운영했던 심리치유 전문기업 ‘마인드프리즘’에 의뢰해 제작한 개별 맞춤 심리치유서입니다. 제작에 앞서 엄청난 양의 문제집을 풀었지요. 그 자료를 토대로 제 마음을 분석한 책이 ‘내 마음 보고서’였죠.

참으로 신기한 건, 그 시를 읽는 순간 깊은 심연의 바닥에서 뭔가 거대한 게 올라와 제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 같았어요. 어쨌든 전 ‘그래, 나는 그런 사람이었지’. ‘그래, 난 괜찮은 사람이지’ 등 평소엔 한 번도 속삭인 적 없는 ‘셀프 격려’를 하고 있더군요.

‘어느 집에나 설거짓거리는 있다’는 한 ‘미드’의 대사처럼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고통과 고뇌가 있기 마련이죠. 그러니 해결책 하나 정도는 마련해 두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이번 주 ESC가 들려주는 얘기는 ‘한 달 살기’입니다. 제주도, 남해도, 강원도도 아닌 ‘외국에서 한 달 살기’입니다. 그저 여유 있는 이들의 호사라고 취급하기에는 이미 다녀온 이들의 면면이 우리와 다르지 않더군요. 육아에 지쳤거나 다른 삶에 도전하는 이들이었어요. 자신만의 어려움을 ‘한 달 살기’로 해결한 그들의 얘기, 들어보시죠.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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