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11.27 20:45 수정 : 2019.11.28 02:38

다음 웹툰 <남남> 화면 갈무리

ESC's Pick!

다음 웹툰 <남남> 화면 갈무리

‘다음’ 웹툰에서 매주 금요일 연재 중인 <남남>은 웹툰 소재의 숙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만하다. 한 엄마와 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만화에서 엄마는 딸을 고등학생 때 낳았다. 아빠인 선배는 시쳇말로 흔적도 없이 ‘튀었다.’ 한데 설정 한 줄만으로도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육아 드라마 같은 건 이 작품에는 딱히 없다. 다만 그렇게 낳은 딸과 함께 살아온 40대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와 함께 사는 20대 딸이 아웅다웅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 없고, 가차 없는 필체로 담아낸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이 작품을 ‘대책 없는 엄마와 쿨한 딸의 동거’라고 정의하는데, <남남>이란 제목과 연결 지어 보면 동거라는 표현이 참으로 절묘하다.

두 여성은 사회가 전형적으로 설정해 놓은 듯한 모녀의 역할에 딱히 충실할 생각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 일상, 그리고 그 일상을 스쳐 지나가는 온갖 장면과 인물들은 당연하다는 듯 자리 잡은 사회적인 ‘역할’의 부끄러운 민낯을 너무나 무심하게 드러낸다. 작품이 딱히 피 끓는 소리로 고발을 외치고 있진 않은데도 작품에 빗대어 현실을 돌아보면 놀란다.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우리 사회의 어떤 지점들이 많다. 1화 제목이 ‘엄마의 재발견’인데, 독자 입장에서는 재발견하는 대상이 비단 작중 엄마만은 아닌 듯하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

유튜브 ‘하루한끼’ 채널 화면 갈무리

[ESC] 오늘 한 끼, ‘하루 한 끼’에 답이 있다

순위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구독자 수와 조회 수를 따져서 상위를 기록하는 요리 유튜버들을 쭉 살펴보면 백종원처럼 이미 유명인이거나, 얼굴과 목소리를 공개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최대한 어필해 인기를 끄는 채널이 대부분이다. 채널 주인이 드러나건 드러나지 않건 만드는 과정을 쉽게 짐작하기 힘든 화려한 디저트나 근사한 요리를 선보여 카메라 뒤에 분명 전문 파티시에나 셰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무수한 채널 중에서 구독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려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 요란한 경쟁자들 틈에서 얼굴도 목소리도 화려한 자막도 없이 아주 단순한 로고 하나만 걸고 있는 채널 하나가 눈에 띈다. ‘하루한끼’ 채널이다.

‘쉽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행복한 한 끼를 먹는다’는 취지는 간결해서 좋은데, ‘찬밥과 물을 준비해 누룽지 만들기’, ‘완두콩을 삶아서 간식으로 먹기’ 같은 제목을 보면 분명 뭐가 더 있을 것만 같아서 재생을 하게 된다. 돼지 갈비찜이나 잡채 같은 요리도 만들긴 하지만, 재료는 최대한 간소하고 과정도 절대로 복잡하지 않다. 이 때문에 유튜브에 널린 베이컨 파스타 레시피도 이 사람은 얼마나 간단하게 뚝딱 만들지 궁금해지고, 냉장고 안 상황이 넉넉지 못한 자취생은 출출할 때 자연스럽게 ‘하루한끼’를 찾게 되는 거다. 분명 여기엔 답이 있을 거니까. 재료만 썰어 놓고 ‘이제 다 된 거나 다름없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올 때면 어처구니가 없는 웃음이 나오면서도 신뢰가 가는 이유다.

최고운(에세이스트)

웹소설 <살인자의 정석 시즌2> 사진 요다출판사 제공

[ESC] 단편인 듯 단편 아닌 웹소설, ‘살인자의 정석 시즌2’

읽히지 않는 작품은 작품이 아니다. 작가가 출판시장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나의 독자가 누구인가’를 고민하는 일은 가능하며, 또 해야 하지 않을까.

갑자기 독자 이야기를 꺼내 든 것은 오늘의 추천 웹소설이 ‘무려’ 단편소설집이기 때문이다.

단편소설은 웹소설 장르에 대해 알려진 이미지와 하나도 맞지 않는다. 우선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할 만큼 스토리가 길지 않다. 요즘 웹소설은 200화를 넘는 게 기본이다. 한 편의 분량이 짧으니 캐릭터로 승부할 수가 없다. 보통 어떤 소설이나 콘텐츠는 소재나 성격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대체역사물, 에스에프(SF), 로맨스 등으로 말이다. 그러나 단편소설은 분량이 그 콘텐츠를 규정한다. ‘매우 짧은 분량’이 주는 성격이란 뭘까.

분석은 분분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최근에 단편소설은 많이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콘텐츠진흥원이나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이트를 뒤져봐도 단편소설 관련 보고서 하나 없다. 그런데 김동식 작가의 <살인자의 정석 시즌2>는 특이하다. 이 작품은 ‘종이책 단편 소설집’과 다른 ‘웹소설 단편소설 시리즈’다. 2018년 2월부터 현재까지 거의 매일 한 편의 단편소설이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되고 있다. 수백편이다. 현재까지 유무료 누적 30만3316 뷰를 찍었다. 블랙코미디, 판타지, 미스터리 등 각각의 단편소설마다 장르는 다르지만, 긴 여운은 공통점.

종이책이 존재하지 않고, 카카오페이지에 독점 연재되었으니 분명 웹소설이다. 하지만 간결한 문장, 사이다 같은 반전 등 우리가 배웠던 단편소설의 미덕이 다 있다. 웹소설에 ‘로판무’(로맨스·판타지·무협)만 있는 게 있다. 웹소설 독자는 넓어지고 있다.

고나무(팩트스토리 대표)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