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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0 20:08 수정 : 2019.11.21 02:40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화면 갈무리.

향이네 식탁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화면 갈무리.

지난주 목요일엔 저녁 약속이 깨지는 바람에 집에 일찍 들어갔지요. 마침 몸살감기가 쳐들어오는 분위기였답니다.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누군가 마구 쥐어박는 것 같았지요. 약속이 깨진 게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그날 밤 ‘기묘한 이야기’에 당하고 말았어요. 결국 동틀 무렵 겨우 잠들었지요. 다음날 다크서클은 조커의 분장보다 더 길게 드리워졌고, 몸은 더 욱신욱신 쑤시더군요. 참으로 ‘기묘한 이야기’랍니다.

그날 밤, 제게 일어난 ‘기묘한 이야기’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목포여행에서 구입한 ‘신안군 곱창김’을 굽지도 않고 두 장씩 겹쳐 소박한 김밥을 만들어 먹었어요. 밥을 최대한 얇게 펴고, 그 위에 강된장을 발랐지요. 김밥 속 재료는 볶음 불고기와 청경채 무침이었어요. 배가 든든하니까 꾀가 나더라고요. 결국 스트리밍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 검색에 나섰죠. ‘그래, 몇 개만 찾아보자.’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말았어요. <기묘한 이야기>. 잘 수가 없었어요. 다음 편이 너무 궁금해서요. 미드 ‘시리즈’의 두려운 중독(?)에 빠져 버린 거죠.

<기묘한 이야기>는 미국의 에스에프(SF) 드라마입니다. 어둡고 축축한 공포, 그 공포가 다인 다른 차원에 빠져버린 소년과 그 소년을 찾으려는 친구들, 그 공포를 발생시킨 사악한 과학자들과 쫓고 쫓기는 이야기죠. 제가 주목한 점은 ‘사악한 과학자들’입니다. 어린아이를 실험실 쥐로 여긴 그들은 진실을 덮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요즘 이런 음모물이 차고 넘칩니다. 한 케이블티브이의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에도 암을 유발하는 폐수 방류를 덮으려는 사악한 이들이 등장합니다. 그런가 하면 <제이티비시>(JTBC)의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2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기묘한 이야기’가 어디든 있어요. 이번 주 ESC도 ‘기묘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처럼 흉하고 고통스러운 건 아닙니다. 그 반대죠. 한 번도 회를 떠본 적 없는 평범한 이가 방어철을 맞아 직접 손질에 도전하는 ‘기묘한 이야기’랍니다. 재밌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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