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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30 20:42 수정 : 2019.10.31 08:00

웹툰 <그놈은 흑염룡> 화면 갈무리

ESC's Pick!

웹툰 <그놈은 흑염룡> 화면 갈무리

<그놈은 흑염룡>은 얼마 전부터 티브이(TV)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 <녹두전>의 혜진양 작가가 지난 9월 하순 내놓은 신작이다. 온라인게임에서 레벨이 낮아 애먹던 주인공 백수정은 높은 레벨 플레이어 ‘흑염룡’에게 도움을 받고, 이윽고 길드에도 들어가 활동하게 된다. 점차 자신을 도와준 흑염룡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수정. 하지만 입시가 둘을 오랜 시간 갈라놓는다. 입시를 마치고서야 길드원들의 주선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 두 사람. 첫사랑과의 조우에 설렘도 잠시, 눈앞에 나타난 흑염룡은 대입이 아니라 막 고입을 치른, 너무나도 ‘그 나잇대 남자애’ 그 자체였는데...

혜진양 작가 특유의 그림은 귀엽고, 연상 여성·연하 남성의 로맨스 코미디 전개는 무척 재밌다. 하지만 이 작품은 대중문화의 과거 트렌드 훑기가 ‘토토즐’(<문화방송>에서 1985~1997년 방송된 음악 프로그램)로 대변되는 ‘8090’시대까지도 넘어섰다는 뚜렷한 징후를 읽을 수 있는 웹툰이란 점에서도 주목해 볼 만하다. 작품은 초고속 인터넷이 가정에 보급되어 온라인게임의 시대가 열리고 각종 인터넷발 문화가 발흥하던 2000년대다. 지금 30~40대 초반인 이들이 한창 풋내 풍기던 시기의 각종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해 보여준다. ‘요즘 것들은 랜덤채팅 한다고? 2000년대엔 게임 ♨정모♨가 있었다!’라는 작품 소개가 ‘문자 그대로’ 많은 걸 말해주는 작품이다.

서찬휘(만화 평론가)

유튜브 <사물궁이 잡학다식> 화면 갈무리

[ESC] 피곤하면 쌍꺼풀이 왜 생기지?

눈을 감고 눈꺼풀을 누르면 보이는 섬광들은 뭘까? 비 올 때 달리기와 걷기 중 비를 덜 맞는 것은? 왜 일부 점에는 털이 길게 나는 걸까? 듣는 순간 ‘맞아, 나도 그거 궁금했어’ 하게 되는 질문에 답을 해주는 채널이 있다.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누구나 가질 법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사물궁이 잡학지식>이다. 질문은 당연하게 여겨온 현상에 가벼운 의문을 품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 대답만큼은 매우 전문적이다. 근거 없는 추측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아닌, 철저하게 검증된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미생물학을 전공한 운영자에 따르면 논문을 중심으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그래도 부족하게 느껴지면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해 꼼꼼하게 체크한 뒤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엔 솔직하게 불확실하다는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올바른 정보 전달을 위해 개인적 견해는 절대 넣지 않는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절대로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기발한 궁금증만 선정한다는 거다. ‘피곤하면 왜 쌍꺼풀이 생기거나 진해질까? 잠잘 때 몸을 움찔하면서 깨는 이유는? 친하게 지내면 생리 주기가 정말 같아질까? 버스에서 졸 때 도착할 때쯤 깨는 이유는? 왜 일부 대통령만 영어 이니셜로 불릴까?’ 등등. 이 채널의 질문만으로 지면을 다 채우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이 정도면 지루하지도 않고 꼰대도 아니면서 옆에 있으면 아주 유용하고 심지어 재밌는 ‘설명충’ 친구가 아닌지!

최고운(에세이스트)

웹소설 <곰탕> 사진 아르떼(arte) 제공

[ESC] 곰탕 찾아 과거로 간 남자, 그가 찾은 건?

곰탕은 비닐봉지에 넣어도 곰탕이고, 놋그릇에 담아도 곰탕이다. 이번 주 추천작은 정통(?)스토리텔러 출신이 쓴 웹소설이다. 이 칼럼을 시작하며 웹소설 추천 기준 세 가지를 밝혔다. 종이책과 다른 웹소설만의 호흡감이 잘 드러난 작품, 실화 소재 작품, 문장이 탄탄한 작품 등이다. 종이책 소설가 또는 영화드라마 작가들이 웹소설을 점점 더 많이 쓰고 있다. 이들 작품은 상대적으로 스토리텔링의 완성도와 문장 수준이 높다. 거듭, ‘웹소설=성긴 문장으로 쓰인 로맨스, 판타지, 무협’이 아닌 거다.

영화감독 김영탁의 첫 웹소설 <곰탕>은 2017년 웹소설계의 화제작이었다. 이듬해 3월 종이책으로도 출간됐다. 장르는 에스에프(SF)미스터리. 2063년 쓰나미가 휩쓸고 간 부산. 모두 인공 고기를 먹고 산다. 주방 보조인 이우환은 진짜 곰탕 재료인 아롱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시간여행을 한다. 2019년 이우환은 어느 곰탕집에 취직한다. 이우환은 곰탕집 주인과 아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충격에 빠진다.

2017년 11월 콘텐츠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독점 연재되었고, 현재까지 유·무료 누적 56만4934명이 봤다. 모바일 연재라는 형식 때문에 종이책 소설과 달리 웹소설은 회차마다 서술의 화자가 바뀌면 안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작품은 화자를 교체하면서도 모바일에서 읽어도 충분히 몰입하게 한다.

곰탕은 비닐봉지에 넣어도 곰탕이고, 놋그릇에 담아도 곰탕이다. 좋은 스토리는 종이에 담겨도 좋고, 모바일에 담겨도 좋다.

고나무(팩트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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