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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7 10:05 수정 : 2019.10.17 20:42

드론. 사진 한국드론레이싱협회 제공

향이네 식탁

드론. 사진 한국드론레이싱협회 제공

최근에 강원도 속초를 여러 번 다녀왔답니다. 여름을 벗은 알싸한 강원도 바닷바람은 큰 위로가 되었지요. 어쨌든 우리는 도시를 떠나면 자신을 돌아볼 계기를 자연을 통해 얻는 듯합니다. 파도가 출렁일 때마다 전 시커먼 심연에 떨어져 고요에 빠져드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스스로 물었죠. ‘나는 누구이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나이가 들면 가슴 떨리는 일이 줄고, 세상사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집니다. 이런 이유로 근원적인 질문이 늘 자신을 괴롭히게 되죠.

답을 찾고 싶지만,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한권의 책을 특이한 서점에서 발견하고 정답을 찾았어요. ‘움직여라! 일단!’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에는 삶의 철학이나 유구한 인간의 역사 같은 거대한 담론은 없습니다. 그저 김혼비 작가가 한 번도 한 적 없는 축구를 시작하면서 달라지는 자신에 대한 얘기를 유쾌한 언어로 담았습니다.

그가 들어간 축구팀은 취미로 볼을 차는 여자들의 모임이었어요. 취미이기에 설렁설렁할 수도 있으련만 그렇지가 않더군요. ‘아부지’(시니어 축구팀 할아버지를 그 세계에서 부르는 명칭이라고 합니다.)와 대결에서 그는 자신에게 숨어 있던, 그동안 잘 몰랐던 성정을 찾아내고야 맙니다. 김 작가는 그렇게 성장해 가는 것처럼 보였어요. 저도 김 작가처럼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 성장이 결국 ‘네가 누구인지’를 알려주겠지요. 축구 경기를 보는 것조차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전 어느새 각종 축구 경기를 검색하고 있더군요, 이번 ESC를 준비하면서 축구에 대한 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드론 축구’로 넘어갔습니다.

최근 드론은 항공 촬영 도구에서 벗어나 새로운 레저스포츠 기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군요. 심지어 국제대회도 많고,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선수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본래 인간은 하늘을 날고 싶었습니다. 비행기 발명도 그런 염원에서 출발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실제 새처럼 날 수는 없는 일. 드론을 띄우면 새가 될 수 있습니다. 드론의 카메라가 새의 눈이 되는 겁니다. 그것을 통해 보는 거죠. 높은 창공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지구를요.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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