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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25 20:29 수정 : 2019.09.25 20:39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체력인증센터에서 유연성 검사를 하고 있는 이정연 기자와 안내를 돕고 있는 조은영 운동처방사.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운동체력과 건강체력 측정 가능
자신 체력에 맞는 운동 추천도 해줘
선착순 모집하는 8주 ‘체력증진교실’은 무료
체력 증진 살펴보려면 3개월마다 측정해보길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체력인증센터에서 유연성 검사를 하고 있는 이정연 기자와 안내를 돕고 있는 조은영 운동처방사.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운동’을 자주 권한다. 그런데 되돌아온 질문에 말문이 막힐 때가 많다. “그럼 어떤 운동을 하는 게 좋을까?” 답하기가 어렵다. 각자의 여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 모두 해봐야 한다.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해봐야 한다. 무료 체력 측정 프로그램 ‘국민체력100’ 이야기다.

운동을 하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돈과 시간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지만, 자신의 체력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뛰어들었다가 부상으로 더 많은 돈을 들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 체력을 파악하고, 운동 처방을 받으려면 왠지 고급스러운 의료시설이나 피트니스클럽을 찾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곳에 가면 이 모든 걸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바로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체력인증센터다. 무료로 체력 측정과 함께 운동 처방이나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있는 송파 체력인증센터를 찾았다.

체력인증센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국민체력100’이다. 국민체력100은 ‘체력 및 건강 증진에 목적을 두고 체력 상태를 과학적 방법에 의해 측정·평가해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스포츠 복지 서비스’다. 국민체력100을 이용해보고 싶은 사람은 온라인, 전화, 방문 접수를 하면 된다. 공식 누리집(nfa.kspo.or.kr)에서 접수하면 측정 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기자는 이날 송파 체력인증센터에서 체력 측정을 직접 해보기로 했다.

체력 측정 전 먼저 간단한 문진과 기초 검사를 진행한다. 문진으로 현재 앓고 있는 병이나 복용하고 있는 약 등을 확인한다. 기초 검사는 신체 계측과 체성분 검사, 혈압 측정 등을 포함한다. 국민체력100 설명과 기자의 체력 측정에 조은영 운동처방사가 동행했다.

‘체력’, 신체적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체력은 근력일까? 아니다. 체력을 구성하는 것 중 하나가 근력일 뿐이다. 조은영 운동처방사는 “체력은 건강 체력과 운동 체력으로 나뉜다. 일상생활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신체의 능력을 건강 체력이라고 하고, 스포츠 등에서 기술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능력은 운동 체력이라고 한다. 일반인은 건강 체력을 증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대 근력 측정을 위해 악력(손으로 쥐는 힘)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국민체력100은 건강 체력과 운동 체력을 모두 측정한다. 성인(만19~64살) 체력측정항목은 모두 6가지다. 건강 체력은 근력과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유연성을 측정해 평가하고, 운동 체력은 민첩성과 순발력을 측정해 평가한다. 생애주기별로 측정 항목과 평가 중요도는 달라진다. 조은영 운동처방사는 “만 65살 이상의 어르신은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서 가까이 있는 목적지를 돌아 걷는 8자 보행으로 협응력을 측정한다. 어르신은 넘어지는 사고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넘어져 엉덩관절 골절을 겪으면 생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그래서 보행 능력을 측정하고 약하다면 이를 증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체력 측정은 30분에 걸쳐 진행했다. 가장 먼저 근력(상대 근력) 측정을 위해 왼손과 오른손의 악력(꽉 쥐는 힘)을 측정한다. 그다음 근지구력을 평가하기 위해 1분간 윗몸 일으키기를 실시한다. 유연성은 앉아서 윗몸 굽히기로, 순발력은 제자리멀리뛰기로 측정한다. 모든 수치는 측정 기계가 도맡는다. 측정 기구에 센서가 달려 참가자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윗몸 일으키기를 할 때도 센서가 정확하게 개수를 센다. 사람이 개수를 꼽으면 한두 개 정도 늘었을 법한데, 기계는 가차 없다.

민첩성은 10m를 4번 왕복해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평가한다. 가장 힘든 순간은 가장 마지막에 진행한 심폐지구력 측정을 할 때였다. 20m 달리기를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 측정한다. 맨 처음 8번은 9초 안에, 그다음 8번은 8초 안에, 그다음 8번은 7초 안에 달려야 한다. 27번째 20m 달리기를 시작할 때 느낌이 왔다. ‘이제 더 못 뛰겠다!’ 측정을 다 마치자, 심장이 터질 듯 뛰고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심폐지구력은 오래달리기로 검사한다.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체력 측정 결과지는 5분도 지나지 않아 금세 나왔다. 기자의 체력은 2등급으로 나왔다. 국민체력100은 성별과 연령별 각 검사 항목의 백분위 등을 참고해 인증 단계를 정하고 있다. 2등급은 ‘활발한 신체활동 참여에 필요한 체력 수준’으로 검사 기록이 모두 인증 기준 상위 50% 이내일 때 부여한다. 기자는 근지구력과 심폐지구력, 순발력과 민첩성은 상위 30%에 속했으나, 근력과 유연성은 상위 50%를 겨우 넘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상위 몇%인가가 아니다. 부족한 체력 요인을 확인하고,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이 가장 의미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조은영 운동처방사는 기자의 체력평가서를 보며 운동 처방과 안내를 해줬다. “전반적으로 체력이 좋은 편이다. 그런데 근력과 유연성이 다른 체력 요인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유연성 증진에 신경을 써야 하겠다. 유연성을 증진하면 1등급도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기자는 근육을 수축, 긴장시키며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 온 터였다. 조 운동처방사는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필라테스나 요가 등을 해보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천했다. 그리고 그는 근육 이완을 위해 하면 좋은 동작을 직접 알려줬다. 그는 또 “운동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종목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시간 여유가 없는 분들께는 맨손 체조라도 하시도록 권한다. 운동을 꼭 어딘가를 가서 하는 것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데 운동 처방과 상담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체력 측정 뒤 운동 처방을 받았지만, 혼자서 운동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체력인증센터에서 직접 운영하는 운동 교실을 찾도록 하자. 체력인증센터는 ‘체력증진교실’을 열고 있다. 선착순으로 참가자 신청을 받지만, 체력이 떨어지거나 비만한 사람을 우선하여 선발한다. 8주간 매주 3번 운동을 하는데, 맨몸 운동과 아령이나 밴드를 활용한 운동 방법을 알려준다.

조은영 운동처방사가 기자에게 체력 검사와 상담을 마치고 평소에 하면 좋은 어깨 운동을 가르쳐주고 있다.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체력 측정은 끝이 아니다. 체력 증진의 시작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력 관리의 첫걸음이다. 그래서 체력 측정도 꾸준히 할 것을 추천한다. 조은영 운동처방사는 “체력 측정은 3개월에 한 번 하는 걸 권한다. 운동을 시작해 몸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전혀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간단한 근력 운동 지도를 받고 3개월 뒤 재방문해 체력을 다시 측정해보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고, 이는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체력인증센터는 전국에 48곳이 있다. 올해 말까지 3곳 더 문을 연다. 직접 체력인증센터를 방문할 수 없다면, 공식 누리집에서 온라인 운동 상담 코너라도 이용해보도록 하자.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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