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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공유 플랫폼 ‘탈잉’을 통해 가야금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할 수 있다. 사진 성주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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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연휴에 벌어지는 파티, 교육, 레저 활동
해설이 있는 미술 작품 관람과 파티
플라멩코 원데이 클래스 눈길
제주도에선 야간 오름 여행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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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공유 플랫폼 ‘탈잉’을 통해 가야금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할 수 있다. 사진 성주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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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면 날마다 오는 연휴가 아니다. 티브이(TV)나 스마트폰의 화면만 붙잡고 있기 아까운 시간! 혼자 한가위 연휴를 보내는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의 하루를 풍성하게 채워 줄 게 어디 없을까? ESC가 대신 찾아봤다. 배우고, 친해지고, 춤추고, 걸을 수 있는 혼추족의 놀이터와 배움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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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과 파티를 한 번에
파티는 사교 생활이다. 그런데 참 익숙해지지 않는다. 파티를 ‘즐겨보라’고 하는데, 어떻게 즐겨야 할지 난감하다. 서로의 이름과 신상을 밝히고 나면? 왁자지껄한 파티여야 하는데, 입은 열리지 않고 자꾸 무음 모드로 전환한다. 미술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돌파구가 있다. 도슨트(안내 해설자)가 함께하는 현대 미술 감상과 네트워킹 파티가 함께 열리는 곳이 있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에는 한가위 연휴 기간에 해볼 만한 활동이 여럿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무제한 와인 & 아티스트 도슨트 파티’가 눈길을 끈다.
이 파티가 독특한 점은 ‘도슨트’다. 도슨트는 작품을 설명하고 해설해 전달하는 사람인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작품의 작가가 직접 도슨트로 나선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복합예술공간 멘션나인에서 지난 5월부터 시작한 파티다. 파티는 먼저 30~40분가량의 갤러리 투어로 시작한다. 이때 작품의 작가가 영감을 받은 계기, 표현 방식, 자신의 세계관과 예술관에 관해 설명한다. 이영선 멘션나인 대표는 ”갤러리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전시 공간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신진 작가를 대중에 소개할 기회와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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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예술공간 멘션나인의 갤러리에서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멘션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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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으로 제공된다고 와인만 마실 수는 없다. 그래서 파티는 참석자들이 함께 경험한 작품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네트워킹 파티를 시작할 때 참석자에게 작품과 관련한 질문지를 뽑고, 그 질문에 참석자가 답을 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런 경험은 대중이 자기 생각으로 작가를 이해하고 표현할 기회가 된다”고 이영선 대표는 설명했다.
이번 한가위 연휴 기간에 진행하는 갤러리 투어와 파티는 정곤 작가가 참여한다. 갤러리에서는 그의 작품과 예술관으로 채워진 전시 <또.다.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 작품은 2주마다 바뀐다. 매번 새로운 신진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이 프로그램의 마니아도 생겨나고 있다. 멘션나인은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 파티를 열었는데, 8월부터는 한 달에 두 번으로 진행 일정을 변경했다. 이번 한가위 연휴에는 13일 저녁 6시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예약은 프립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프립에는 이 밖에도 서울 시내 고궁 야경 투어, 야간 산행 등 혼추족을 위한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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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배우고 싶은 사람 손!
원데이 클래스는 바쁜 일상 속 소중한 배움터다. 시간과 경제 상황의 여유가 많지 않은 사람에게 더욱 소중하다. 휴식도 좋지만, 새로운 지식을 쌓고, 취미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연휴가 알맞은 기회다. 재능 공유 플랫폼인 ‘탈잉’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원데이 클래스가 새로 개설된다. 자기 계발에 목마른 혼추족들이 찾아가 볼 만한 한가위맞이 기획 이벤트도 마련했다. 탈잉의 김윤환 대표는 “한가위에 혼자 지내는 25살에서 35살의 이용자를 공략한 기획 이벤트를 열었다. 탈잉에 개설된 원데이 클래스는 평소보다 명절 연휴 때 이용자 참여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한가위맞이 기획 이벤트에 포함된 원데이 클래스는 20개다. 온라인 사업체 창업 교실, 심리 상담, 영상 편집, 거북목 교정 운동 등의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되는데, 탈잉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유튜브 콘텐츠 만들기 교실과 가야금 교실에 눈길이 간다. 유튜브 콘텐츠 제작 원데이 클래스의 특징은 ‘스마트폰’ 하나로 촬영부터 편집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9월12일과 14일에 수업을 진행한다. 한가위를 맞아 전통 악기인 가야금을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가야금 연주자 성주혜씨가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2시간 동안 진행하는데, 가야금의 기본 주법을 배우고, ‘곰 세마리’나 ‘아리랑’ 같은 간단한 동요나 민요를 연주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 또한 전통적인 12현 가야금뿐만 아니라 개량한 가야금인 25현 가야금도 체험해 볼 수 있다. 25현 가야금으로는 비틀즈의 노래 연주를 배우고, 강사와 함께 합주도 해본다. 수업을 진행하는 공간에 악기 등이 다 마련돼 있어 몸만 가면 된다. 이 수업은 영어로도 진행 가능하며, 한가위 연휴 기간에는 12~14일 수업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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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원데이 클래스. 사진 올리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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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데이 클래스 플랫폼인 ‘클래스볼’에는 스페인 전통 무용인 ‘플라멩코’ 수업도 개설되어 있다. 플라멩코 의상을 입어볼 수 있고, 기초 동작과 작품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이 수업을 진행하는 올리바씨는 스페인으로 유학을 갔다가, 플라멩코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인 플라멩코 무용가와 강사의 길을 걷고 있다. 올리바씨는 “플라멩코는 최근 들어 대중화하고 있다. 열정적인 마음으로 춤을 추는 경험에 호기심을 갖는 분들이 늘고 있다. 플라멩코를 추면 체력 소모가 많아 강의 시간은 1시간으로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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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휘영청 뜬 오름에 올라
제주로 떠난 혼추족들은 제주 본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관심을 가져보자.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있는 ‘플레이스 캠프 제주’는 숙박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제주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원데이 클래스를 소개하기도 한다. 플레이스에 숙박하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제주의 혼추족에게 맞춤이다. 기자가 한가위 연휴를 제주에서 보낸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용눈이 빛나용’이다. 제주에는 360개가 넘는 오름이 있다. 오름은 화산지형의 하나인 단성화성이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오름의 곡선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용눈이 오름은 많이 유명해진 오름 중에 하나다. 이 오름에 올라 한가위에 떠오른 보름달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용눈이 빛나용’은 해 질 녘 용눈이 오름을 오르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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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 캠프 제주는 젤 캔들 만들기와 야간 오름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진은 일출 명소 광치기 해변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프로그램 `일출 사진관'. 사진 플레이스 캠프 제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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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눈이 빛나용을 운영하는 플레이스 캠프 제주의 이진규 플레이디렉터는 “차를 타고 용눈이 오름으로 가면서 제주 오름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먼저 갖는다. 용눈이 오름 주변은 인공적인 불빛이 적어 밝은 보름달이나 쏟아져 내리는 별빛을 보기에 딱 좋은 곳이다. 보름달이 크게 뜰 때는 환한 달빛 때문에 작은 별은 잘 보이지 않지만, 큰 별은 여전히 밝게 반짝이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낮은 아직 더운 요즘,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에는 맞춤이다. 플레이스 캠프 제주는 제주의 동쪽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수상 레저도 혼추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추천한다. 서핑과 카약의 장점을 모은 패들보드 타기는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면서 즐길 수 있다. 스쿠버 다이빙 하루 체험도 가능하다. 일출 풍경이 장관인 제주의 광치기해변에서 인생에 남을 사진을 찍고 싶다면 ‘일출 사진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이밖에도 수제 젤 양초 만들거나 커피 핸드드립을 배워볼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도 개설되어 있다. 관련 내용의 확인과 예약은 플레이스 캠프 제주 홈페이지(playcegroup.com)에서 할 수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사진 각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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