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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03 19:58 수정 : 2019.07.06 13:34

카스카이스해변. 박미향 기자

커버스토리/포르투갈

최근 한국 여행객이 주목하는 나라
아줄레주·동상 등 대항해시대 유적이 가득
리스보아 포르투 등 찾는 이 많아
코임브라 신트라 등 소도시도 놓칠 수 없어

카스카이스해변. 박미향 기자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 박미향 기자
“드디어 퇴사의 계절이 돌아왔군요.” 지난 5월3일(현지시각) 오후 1시30분.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보아(리스본) 호시우광장. ‘밍가이드’의 김민경씨가 모인 8명의 한국인을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포르투갈로 여행 온 8명의 사연을 듣고 난 다음이었다. 50대와 20대 모녀, 은혼(결혼 25주년) 기념 여행을 온 40대 후반 부부를 빼고는 모두 혼자 여행 온 20~30대 여성이었다. 그중 한 이가 “퇴사하고 나를 찬찬히 돌아보려고 왔다”고 했다. 김씨는 “3~5월이면 유독 퇴사한 이들이 포르투갈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이들은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밍가이드’의 1일 미식 투어를 신청했다. 리스보아의 찬란한 첫 장을 ‘바칼랴우 크로켓’(소금에 절인 대구를 으깨 감자 등과 섞어 반죽한 다음 숟가락으로 돌돌 말아 튀긴 음식)으로 열었다. 막 출발을 앞둔 이들 앞에 소란스러운 광경이 펼쳐졌다. “여기서 사진 찍으면 됩니다.” 20여명의 한국 패키지 여행객이 가이드의 조언에 따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광장을 유유히 배회하던 까마귀가 쪽빛 치마를 쭉 짠 듯한 하늘과 찬란한 태양을 뒤로하고 이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보아의 알파마 지역. 파두 가수의 벽화가 그려진 골목. 박미향 기자

신트라 지역의 페나성. 박미향 기자

5월9일 오후 1시. 포르투갈의 제2의 도시 포르투의 상벤투역. 아줄레주(유약을 사용해 그림을 그려 만든 도자기 타일.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건축양식 중 하나)가 박힌 역 천장과 벽은 전 세계에서 몰려온 여행객들에게 소곤소곤 말을 걸고 있었다. 도착한 이나 떠날 사람조차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기차역은 포르투 여행의 출발지이자 ‘인증샷’을 꼭 찍어야 하는 명소다. “아따! 요것을 어찌 붙였쓰까!” “우리 누워서 찍어볼까. 멋지다!” 한국어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서울 명동이 따로 없다. 역사를 꽉 채운 인파는 일본 목욕 만화 <테르마이 로마이>에서 탕에 빼곡하게 몸을 누인 로마인들 같았다. 급기야 다른 이와 부딪치는 상황이 벌어진다. 급하게 나온 말에 스스로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 미안해요.” (앗! 여기는 포르투갈) 그러자 상대가 내뱉는 말에 웃고 만다. “괜찮아요.” 한국어다.

리스보아에 있는 상조르즈성. 박미향 기자

최근 포르투갈 여행을 준비하거나 꿈꾸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 양용진 원장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 1순위”가 포르투갈이라고 한다. 포르투갈관광청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국내 대형 여행사의 포르투갈 패키지 상품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전년도에 견줘 상반기 성장률이 26~28%로 두 자릿수에 올랐다고 한다.

최갑수 여행작가는 “한국인 포함 유럽인도 주목하는 여행지가 됐다”며 “대항해시대(15~18세기 유럽의 수많은 배가 바다로 나가 탐험한 시대로 포르투갈의 엔히크 왕자가 열어 포르투갈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시대) 이후 몰락한 포르투갈은 서구의 발전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그 점이 오히려 매력 포인트가 됐다. 당시 풍경이 오롯이 남은 포르투갈은 세련되지 않고 잘 정돈되지 않았지만, 정이 듬뿍 담긴 풍경”이라고 말한다. 그는 레트로(복고풍) 유행도 한몫한다고 진단했다. 낡은 트램(전차)이 사냥을 나선 뱀처럼 에스(S)자로 고불거리는 거리를 느리게 움직인다. 짙푸른 파란 하늘과 맞닿은 황금빛 지붕은 <왕좌의 게임>의 세르세이 라니스터가 내려다본 도시 킹스랜딩과 다를 바가 없다. 카메라를 드는 순간, 모든 풍경은 인스타그램의 영롱한 사진 한장이 된다. 지난 5월, 홀로 여행에 나선 20대 주아무개씨도 포르투에 있는 동루이스다리 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가방을 쌌다.

코임브라대학 학생들. 박미향 기자

리스보아 벨렝에 있는 ‘파스테이스 드 벨렝’의 나타(에그타르트). 박미향 기자

거대한 대서양이 유혹하는 포르투갈. 무명이었던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감을 얻은 나라. 대도시뿐만 아니라 코임브라, 신트라, 카스카이스, 아베이루, 코스타노바 등 소도시마저도 놓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나라. 유럽에 마지막 남은 보석을 ESC가 둘러보고 안내서를 만들었다.

리스보아·포르투(포르투갈)/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포르투갈 유럽 남부 이베리아반도 서쪽에 있는 나라. 대항해시대(15~18세기) 때 전 세계 바다를 호령하는 부강한 나라였지만, 이후 다른 유럽 국가와는 발전의 궤를 달리하면서 영향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최근 한국인을 포함한 여러 나라 사람들이 ‘꼭 가볼 만한 여행지’로 손에 꼽는 등 주목받고 있다.

리스보아·포르투(포르투갈)/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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