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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9 19:39 수정 : 2019.06.19 19:50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맥주 페스티벌. 사진 백문영 제공

백문영의 먹고 마시고 사랑하기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맥주 페스티벌. 사진 백문영 제공

벌써 햇볕이 뜨겁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간절하다. “여름에는 역시 맥주지”라는 흔한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무더위에 떨어진 입맛을 다시 추스르는 데에 끼니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차가워서 칼칼하기까지 한 맥주 몇 잔이면 충분하다는 소리다. 술꾼 주변에는 애주가도, 술 문화를 더 알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도 많다. 하지만 여름철 가장 가깝게 지내야 할 친구는 ‘맥덕’(맥주 덕후)이다. 지금 마시기에 가장 좋은 맥주는 무엇이며, 어디로 가야 신선하고 맛 좋은 맥주를 마실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며칠 전 맥덕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당장 옷만 걸쳐 입고 지하철 양재역으로 달려오라.” 목소리는 다급했다. 잠에서 깨자마자 달려갔다.

이윽고 도착한 양재동의 ‘더케이호텔 서울’.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정원을 가득 채운 인파와 각종 맥주 탭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우리나라 수제 맥주 브랜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카브루에서 진행하는 맥주 페스티벌”이라는 친구의 설명이 이어졌다. 6월15일과 16일에만 열린다는 말에 “당장 들어가자”고 재촉했다. 알코올 마니아는 그저 신이 났다. 카브루 맥주의 대표 맥주 ‘브리티시 골든 에일’, ‘필스너’, ‘더블 아이이에이(IPA)’ 등으로 구성된 샘플러를 받아 들고 잔디밭에 돗자리를 펼치고 누웠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 고기 굽는 냄새, 시원한 신선한 맥주 등 외국의 록 페스티벌에 방문한 듯했다.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한번 시작한 음주! 작은 샘플러에서 끝낼 수는 없었다. 은은한 복숭아 향이 매력인 밀맥주 ‘피치 에일’과 내친김에 가평 포도를 넣어 만들었다는 사워 비어인 ‘가평 상큼 에일’까지 주문해서 마셨다. 계속 웃음이 났다. “이렇게 맛있는 맥주를 짧은 페스티벌 기간에만 만나기는 아쉽다”는 내 말에 친구는 우습다는 듯 ‘특급 정보’를 알려 준다. “카브루 맥주를 음식과 함께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가 한껏 거드름을 피웠다.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에 있는 ‘크래프트 하우스 공방’에서는 카브루에서 생산하는 맥주는 물론이거니와 한국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맥주까지 맛볼 수 있다. 슈니첼, 수제 소시지, 수제버거, 함박스테이크 등 다양한 ‘고기반찬’을 벗 삼아 맥주를 양껏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산들산들 부는 바람을 배경 삼아 친한 친구와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며 마시는 초여름의 맥주야말로 천하 일미다. ‘그 누구도 지금의 나보다는 행복할 수 없고, 그 어떤 때보다도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생각하면서 맥주를 쏟아 넣었다.

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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