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6.12 19:57 수정 : 2019.06.27 10:15

도톰한 티셔츠. 사진 코오롱인더스트리에프엔씨(FnC) 제공

성범수의 입는 사람

도톰한 티셔츠. 사진 코오롱인더스트리에프엔씨(FnC) 제공

<지큐>, <아레나> 등에서 패션디렉터 겸 부편집장을 지낸 성범수씨는 ‘패션계 브레인’이란 별명을 가졌습니다. 영리하게 멋 부리는 법을 아는 그가 격주로 ‘잘 입는 법’에 대한 얘기로 전합니다.

티셔츠 하나 잘 고르는 법만 숙지하면, 노출의 계절이 그리 두렵진 않을 거다. 여름이 코앞에 다가왔다. 큰일이다. 아직 내 몸은 여름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제대로 준비된 적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확신의 끄덕임은 쉽지 않을 듯싶다. 하지만, 몸이 완벽하지 않았을 때가 대부분이다 보니, 어느 정도 보정에 도움이 될 옷들을 선택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시간은 흘러 몸은 더 볼품없어졌지만, 노하우는 축적됐다. 맞다. 유용한 선택법과 적절한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상아탑처럼 쌓이게 된 거다.

티셔츠는 무더운 여름날, 필수불가결한 아이템이다. 자신감만 있다면, 홈쇼핑에서 다종구성으로 판매하는 티셔츠를 사 입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요즘엔 질도 좋고, 디자인 수준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에 굴곡이 많은 남자들의 그런 선택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꼼꼼하게 소재와 두께, 그리고 노출 정도까지 하나하나 살피고,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는 게 최선이다.

티셔츠를 구매할 땐, 무엇보다도 소재를 먼저 눈여겨 봐야 한다. 소재는 면과 폴리에스터가 섞인 것보단 100% 면 소재가 좋다. 폴리에스터는 쉽게 주름이 가는 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혼용하는 소재다. 폴리에스터로 완성된 티셔츠는 주로 운동복이다. 하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 아니라면 그리 보기 좋은 외양을 완성할 수 없다. 면 100%가 반드시 정답은 아니지만, 가장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코튼 팬츠나 슬랙스 위에 면 티셔츠를 입은 다음 그 위에 캐주얼 재킷을 입어도 좋다. 면 팬츠나 쇼트 팬츠 그리고 데님 팬츠와 조합에서도 꽤 간결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멋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같은 면 티셔츠라고 하더라도, 얇은 것보단 두툼한 게 좋다. 얇은 티셔츠는 몸의 곡선을 타고, 유려하게 떨어진다. 군살 없고, 근육이 적당히 자리 잡은 상체를 가진 남자들에겐 좋은 선택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꽤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는 날에는 굴욕의 굴곡 노출을 피할 수 없다.

얼마 전 지인들과 저녁 모임이 있었다. 일행 중 한 명이 두툼한 나와 대동소이한 몸을 가지고 있었고, 둘 다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난 블랙 컬러에 이중직으로 짜인 면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그는 광택이 은은히 감도는 얇은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몸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의 모습을 본 이들은 타박하기 시작했다. 엇비슷한 몸매, 티셔츠라는 같은 아이템을 입었음에도 나는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내가 입고 있던 티셔츠의 소재와 두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께가 두꺼우면, 몸의 굴곡도 어느 정도 보정해주지만, 속살이 비치는 것도 차단할 수 있다. 특히 화이트칼라를 즐겨 입는다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성범수(<인디드> 편집장)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성범수의 입는 사람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