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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베엠베 진면목 보여주는 3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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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16 10:02
수정 : 2019.06.2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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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엠베(BMW) 7세대 3시리즈. 사진 베엠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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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의 으라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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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엠베(BMW) 7세대 3시리즈. 사진 베엠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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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엠베(BMW)는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이자 가장 오해를 많이 받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독일산 고급차의 대명사이다 보니 ‘중후함’, ‘품격’ 등의 형용사가 붙곤 하지만, 베엠베는 알고 보면 무게 잡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보다는 이를 악물고 달리는 운동선수 같은 이미지의 자동차를 만든다. 유명해진 이유도 고급스러운 편의 장비나 실내 장식이 아니라 세단이면서도 스포츠카 뺨치는 운동 성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베엠베를 잘 아는 사람들은 대표 모델로 대형 세단인 7시리즈보다는 3시리즈를 꼽는다.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는 크기가 더 크고 가격은 비슷한 5시리즈가 더 인기 있지만, 베엠베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는 3시리즈를 타보지 않으면 안 된다.
1973년과 1978년의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자 기존 고급 자동차 회사들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이 거대한 차체에 휘발유를 왕창 태워가며 달리는 차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1974년 등장한 베엠베 3시리즈는 최초의 ‘작은 고급차’다. 고급 브랜드에서 내놓은 첫 번째 소형차이자 운동 성능에 있어서는 당시의 스포츠카 뺨치는 성능을 가진 덕분에 젊은 부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유럽뿐 아니라 1980년대 부유한 여피족들이 모여든 미국 뉴욕이나 호황을 누리던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베엠베는 단숨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어깨를 겨누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후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렉서스 IS 등이 ‘타도 3시리즈’를 외치며 도전했지만 완성도가 워낙 높은 탓에 3시리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쉽지는 않았다.
지난 40여년간 3시리즈는 라이벌들의 도전, 시장 확대 등을 위해 차체 크기를 키우고 편의 장비를 늘리고, 운동 성능에는 좋지만 일상에서 타기에는 너무 딱딱하다는 평이 많았던 승차감을 조율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최근 등장한 7세대 3시리즈에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 반영됐다. 탄탄한 승차감과 운동 성능, 그리고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승차감과 편의 장비를 갖춘 모델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더욱 폭넓어진 소비자들의 취향을 챙겼다. M 스포츠 트림은 베엠베다운 운동 성능과 날카로운 핸들링을 원하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만족을 주고, 럭셔리 트림은 승차감과 사용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디젤 엔진과 휘발유 엔진을 모두 준비한 것도 취향에 맞게 선택하라는 배려다. 휘발유 사양의 330i M 스포츠 트림을 선택하면 스포츠카를 별도로 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수준 높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고, 디젤 사양의 320d 럭셔리 트림이라면 가족이 함께 타는 패밀리 세단으로도 손색이 없다. 자율주행 기능 탑재가 당연한 시대가 됐지만, 최근의 베엠베에 새롭게 탑재되고 있는 자동 후진 기능은 직접 경험해봐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획기적이다. 이전에 주행한 50m의 궤적을 차가 기억하고 있어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온 길을 되돌아갈 수 있다. 좁은 주차장이나 막다른 길에서 당황한 적이 있는 운전자라면 반길 만 한 기능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그 남자의 자동차>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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