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03 09:06
수정 : 2019.01.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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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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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네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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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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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황금돼지해’라고 해요. 온갖 돼지 얘기가 새해 벽두부터 미디어를 도배하고 있군요. ‘돼지 풍년’입니다. 최근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돼지의 아이큐가 개(60)보다 높은 75~85 정도라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돼지를 많이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돼지고기는 바싹 익혀 먹어야 한다는데, 기생충학자인 서민은 과거 인터뷰에서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축산업계의 청결도가 높아지면서 더는 돼지 몸에 기생충이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돼지고기는 회식 메뉴 1순위로, 우리의 쏘올 푸드가 된 지 오래입니다. 두루치기, 돼지갈비찜 등 우리네 식탁엔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가 많지요. 중국은 동파육이 대표적인 돼지고기 음식입니다. 동파육만 보면 중국인은 예부터 돼지고기를 즐겨 먹은 것 같지만, 아닙니다. 북송시대 기록물 <동경몽화록>을 보면 고급 식당엔 돼지고기와 소고기 요리는 없었답니다. 소는 농경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니 이해가 가지만, 돼지는 왜였을까요? 고관대작도 안 먹고, 서민도 즐기지 않았다고 해요. 가격도 매우 쌌다고 합니다. 궁금해집니다. 송나라 때 자료엔 ‘고양이 먹이로 돼지고기 순대를 팔았다’는 기록이 있다고 해요. 그 얘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사람이 먹기엔 너무 비천하고 보잘것없는 먹을거리라는 얘긴 거죠.
어찌 됐건 2019년에도 돼지고기 사랑은 쭉 이어질 듯합니다. 중국의 매운 향신료 화자오로 버무린 알싸한 돼지고기 요리도 곧 식당에 등장할 거 같습니다. 화자오를 넣은 중국의 마라탕이 지금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까지 대세 음식으로 뜨고 있다는군요. 그래서 ESC가 준비했습니다. 가볼 만한 마라탕집, ‘마라에 미친 이들’(?)이 꾸린 ‘범마라연대’ 얘기를요.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마라요리 방법도 소개합니다. 뜨겁고 매운맛으로 2019년을 신나게 시작해보시길.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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