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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22 10:16 수정 : 2018.11.22 10:32

원숭이섬의 케이블카와 수상가옥촌. 이병학 선임기자

중국 남단 위치한 하이난섬
2010년 국제 관광섬으로 지정
아쿠아리움·워터파크 등 휴양 시설 가득
'원숭이 자연보호구역' 인기 관광지
장이머우 감독 연출 공연 볼만

원숭이섬의 케이블카와 수상가옥촌. 이병학 선임기자
하이난(해남도)은 중국 대륙 남쪽 끝의 섬이다. 홍콩·마카오 서남쪽, 베트남의 동쪽이다. 한겨울에도 온화한 날씨를 유지해 각국 여행자들이 모여든다. 남쪽 끝에 자리 잡은 관광·휴양 섬이니,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닮은 데가 있다. 하이난이 중국의 대표적인 유배지였다는 점도 제주도와 비슷하다. 하이난 관광의 중심지, 싼야시 일대의 볼거리를 둘러봤다.

하이난섬은 제주도 면적의 19배에 이르는 거대한 섬이다. 4개 직할시, 22개 성, 5개 자치구 등으로 이뤄진 중국의 31개 행정구역 중 한 곳이다. 광둥성에서 하이난성으로 독립해 나와, 중국에서 크기가 가장 작은 성이 됐다. 1988년 중국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섬 개발 열풍이 시작됐고, 2010년엔 다시 국제 관광섬으로 지정돼 세계적인 관광 휴양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4월 시진핑 주석은 ‘하이난 경제특구 지정 30돌’을 맞아 하이난을 세계적인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난 관광 거점 도시 싼야시는 섬의 남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싼야시는 하이난 관광·휴양의 거점답게 세계 유수의 호화 호텔·리조트들이 집결해 있고, 지금도 새로운 호텔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는,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휴양 도시다. 개발 열풍은 어느 정도일까.

인공섬 펑황다오(봉황도)의 주상복합아파트. 이병학 선임기자
“현재 싼야시에는 100여 개의 5성급 호텔이 있다. 2년 뒤(2020년)면 현재 공사 중인 호텔을 포함해 모두 76개의 5성급 호텔이 새로 들어서게 된다.” 하이난성 관광 담당자의 말이다.

호텔의 시설 등 규모도 상상을 뛰어넘는다. 객실 수천개에 수십개의 식당, 숲속 풀, 풀 빌라, 공연장 등을 갖춘 호텔·리조트가 즐비하다. 맹그로브 호텔의 경우 4600개 객실에 72개의 식당, 영화관까지 갖췄다고 한다. 지난 4월 문 연 아틀랜티스 호텔은 1314개의 객실에 야외 파도 풀을 포함한 대규모 워터파크, 돌고래 쇼 시설, 대형 실내 아쿠아리움까지 갖춘 초호화 호텔이다. 이곳엔 아쿠아리움을 객실과 접목시킨 수중 스위트룸도 있다. 객실 수를 1314개로 한 것은 발음이 비슷한 ‘일생일사’(평생에 한 번)의 뜻을 담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틀랜티스 호텔의 아쿠아리움. 이병학 선임기자
풀만 오션뷰 싼야베이 리조트·스파는 객실이 470실이지만 전 객실에서 바다를 볼 수 있게 했다. 야자나무 숲속에 들어앉은 5개의 수영장과 수영장 옆 야외 식당, 자체 해수욕장(프라이빗 비치)까지 갖춘 곳으로, 한국·러시아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각종 안내판과 식당 차림표에 한글이 병기돼 있다.

싼야시 일대의 숙박시설들은 해안을 따라 동북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개발된 싼야만(삼아만) 일대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이웃한 다둥해(대동해), 야룽만(아룡만) 일대가 번화가로 변했고, 최근에는 하이탕만(해당만) 일대에 호텔 등 숙박업소들과 놀이시설들이 대거 건설됐다. 지금 한창 개발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칭수이만(청수만)이다. 하이탕만에선 카지노 공사도 진행 중에 있다. 바위가 많고 파도가 높아 수영이 금지된 하이탕만 외엔 각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싼야시 일대에 눈에 번쩍 띄는 특별한 경관은 없지만, 호텔·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틈틈이 둘러볼 만한 볼거리들이 여럿 있다. 싼야만 서쪽의 다샤오둥톈(대소동천)은 신선들(또는 신선이 되고 싶은 도인들)이 머물렀다는 곳이다. 울창한 숲과 바위 경관이 아름다운 해안을 갖춘 관광지다. 바위에 새겨진 시와 이름 등 글씨들에서 이곳이 8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공간임을 알 수 있다. ‘하이난 800년 역사에서 최고의 산수 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불리는 곳이다. 도인들이 수도했다는 곳은 ‘소동천’ 글씨가 새겨진 거대한 바위 밑의 작은 굴이다. 도를 닦던 이가 신선이 되어 승천하면서 생긴 굴이라는 얘기가 전해온다. 바닷가 쪽 바위에도 ‘조대’(낚시터) 등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다샤오둥톈 해안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이들. 이병학 선임기자
다샤오둥톈의 바닷가는 결혼사진 촬영지로 유명하다. 결혼을 앞둔 짝들이나 신혼부부들이 수십쌍씩 몰려와 사진을 찍느라 북새통을 이룬다. 제주도에서 보내왔다는 조각품 ‘팔월의 문’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하이난과 제주도는 각각 중국과 한국의 남쪽 끝 국제관광지, 과거 유배의 섬이었던 점에서 닮았는데, 두 지역의 교류·협력과 우의를 다지기 위해 2015년 제주도에서 보내온 작품이다. 하이난은 북송의 시인인 동파 소식이 유배됐던 곳이고, 제주도는 조선 후기 서예가 추사 김정희가 유배됐던 곳이다. 전기차를 타고 다샤둥톈의 숲길·해안길을 둘러볼 수 있다.

‘원숭이섬’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싼야시 동북부 외곽지역 해안의 ‘원숭이 자연보호구역’이다. 케이블카나 배를 타고 들어가므로 섬이라 부르지만, 사실은 반대쪽에서 길게 튀어나온 반도 형태의 육지다. 숲길을 따라가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원숭이들을 만나게 된다. 2000여 마리의 원숭이들이 자연 상태에서 살아가는 곳이다. ‘자유롭게’ 산다지만, 공연에 동원되는 원숭이들은 줄에 묶여 있다. 원숭이 감옥도 있다. 싸움이 잦거나 여행객을 공격하는 등 ‘사고’를 친 원숭이를 가두는 곳이다. 간혹 모자나 가방 등을 빼앗아 도망가는 원숭이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원숭이섬. 이병학 선임기자
케이블카를 탄다면 원숭이 섬을 오가며, 길게 띠를 이루어 바다를 메운 수상가옥 행렬을 내려다볼 수 있다. 광둥성·푸젠성 등에서 전쟁 때 피난 온 이들이 살기 시작했다는 수상 가옥촌이다. 수천 채의 수상 가옥들이 장관을 이룬다. 이들을 ‘단자(단가·蛋家)’인 또는 ‘단자’족으로 부르는데, ‘단자’는 달걀(또는 달걀부침)처럼 볼록 튀어나온 집 또는 배 모양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단가인(蛋家人)’, ‘단민(蛋民)’이란 용어엔 달걀처럼 취약한 계층, 억압받는 사람이란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싼야 시내의 제일시장은 종합시장이지만, 싼야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산물시장으로도 이름 높다. 조개류·생선류를 저렴하게 구입해, 인근 식당으로 가져가 실비를 내고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농산물시장 옆 골목은 밤마다 액세서리·의류·기념품·간식거리 등을 파는 야시장으로 바뀌어 다시 관광객 발길을 불러 모은다.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연출했다는 `싼야 송성가무쇼'. 이병학 선임기자
복합 테마파크인 ‘로맨스 파크’에서 벌어지는 공연 ‘싼야 송성가무쇼’도 볼 만하다. 중국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연출했다는, 하이난의 역사를 4막에 걸쳐 첨단 기술과 결합시킨 다양한 무용과 음악, 서커스 등으로 보여주는 공연이다.

하이난(중국)/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하이난 여행 정보

항공편/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 티웨이, 제주항공이 인천~싼야 직항편을 운항한다. 부산~싼야(에어부산) 항공편도 있다. 대부분 밤늦게 출발해 새벽에 도착한다. 비행시간 4시간40분~5시간.

기후·시차·비자/하이난은 열대해양성 기후 지역으로 연중 온난한 기온이 유지된다. 1월 평균 기온은 섭씨 18~19도, 7월 평균 기온은 29~30도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겨울(11~3월)이다. 한국의 봄·가을 또는 초여름 날씨와 비슷하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전압은 220V, 플러그는 두세 가지 형태를 함께 사용한다. 비자는 하이난 입국 때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여행사 패키지·에어텔 상품을 이용할 경우 비자가 면제된다.

여행상품/모두투어는 하이난 싼야 일대를 여행하는 다양한 패키지·에어텔 상품을 내놓고 있다. ‘풀만 오션뷰 싼야베이 리조트’에서 숙박하는 3박5일, 4박6일 일정 패키지상품의 경우 39만900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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