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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3 17:43 수정 : 2007.06.13 19:11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이보다 더 재밌는 휴가는 없었다’ 우수작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 경치 좋다고 탄복하고 있을 때 “우리도 외국여행 한번 가봐야 하지 않냐”라는 친구의 말로 얼떨결에 시작된 스무살의 배낭여행. 대학 입학 때 친지들에게 받았던 용돈과 재래시장 수산코너에서 오징어까지 주물러가며 닥치는 대로 번 알바비로 생애 첫 외국여행을 떠났다. 장소는 물론 <반지의 제왕>을 찍은 뉴질랜드!

드디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에 도착해 크라이스트 처치 여행의 중심이라는 대성당 광장을 향했다. 붉은 버스를 타고 광장에 내리면 주변 어딘가에서 예약한 숙소를 찾을 수 있겠지 하며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데, 그 순간 휙 지나가는 우리의 호텔 ‘킹스게이트’. 내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결국 대성당 광장 종점까지 갔지만 “어차피 호텔 가서 짐을 풀고 대성당 광장으로 갈 생각이었으니까”라며 우리는 관광을 좀 하다가 호텔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들뜬 기분에 사진을 마구 찍고 구경을 하다가 해 질 무렵에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아까 버스를 타고 온 길을 되돌아가면 되겠지’ 하며 우리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걷기 시작했다.

나를 헤매게 만들었던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 앞에서 한방!
한참을 걷다가 아까 버스에서 ‘가짜 대성당’(대성당과 비슷해 우리끼리 붙인 이름이었다)을 발견했다. “야~이제 다 왔네!”“뭐야 크라이스트 처치도 별거 아니잖아?” 라며 콧방귀를 뀌었는데, 문득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저건 … 가짜가 아니라 진짜잖아! 우리는 몇시간 동안 대성당 주변을 뱅글뱅글 돈 것이었다. 길을 물을 사람도 없는 길에서 헤매다가 우리는 피곤해서 내일 가기로 했던 보타닉 가든까지 와 버렸고, 짐을 든 채 크라이스트 처치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세 시간을 넘게 헤매다가 또다시 반대로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순간 우리 앞에 ‘킹스게이트’가 나타났다. 우여곡절 끝에 지도 보기에 능숙해진 우리는 7박8일의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고생을 하며 헤맨 뉴질랜드의 거리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지금도 지도 한장만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지선 /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고잔2동 주공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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