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6.06 21:26 수정 : 2007.06.08 15:46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에 수리아 백화점이 들어서있는 쇼핑몰 풍경. 쿠알라룸푸르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심장부라고 할 수 있다.

[매거진 Esc]

실속있는 중심가 쇼핑몰 여행과 소박한 밤문화 즐기기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본디 열한 자나 되는 긴 이름만큼이나 낯설다. 그곳에는 뭐가 있을까? 쌍둥이 빌딩과 무더운 날씨?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쿠알라룸푸르 이해를 돕기 위해 춘천이나 대성리에 놀러가면 자주 하는 ‘-에 가면’ 게임에 대입시켜 보면 다음과 같다. “쿠알라룸푸르에 가면 삼성동도 있고, 명동도 있고, 압구정동도 있고!” 그렇다. ‘컨벤션의 도시’ 쿠알라룸푸르는 쇼핑을 원한다면 꽤 괜찮은 선택처다. 쇼핑을 가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것은 환율이다. 말레이시아의 화폐단위는 링기트(RM·RYM)이고 1링기트가 280원 정도. 교통수단은 택시를 추천한다. 택시 기본요금이 2RM(약 600원). 케이엘시시에서 부킷 빈탕까지 5RM(1천500원)이면 충분하다. 또 한가지, 6월16일부터 8월2일까지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세일이 진행되는 ‘말레이시아 메가 세일 카니발’(www.mymegasale.com)이 펼쳐진다는 사실.

■ 케이엘시시(쿠알라룸푸르 시티센터) 지역 : 쿠알라룸푸르의 삼성동+센트럴파크

쿠알라룸푸르의 주요 도로인 암팡 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를 자랑하는 이 도시의 상징, 88층짜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만나게 된다. 페트로나스 타워를 중심으로 타워 가운데 세 군데 백화점이 쇼핑몰을 형성하고 있고 그 주위로 대형 공원이 펼쳐져 있다. 이 지역을 모두 케이엘시시, 곧 쿠알라룸푸르 도시 중심 지역이라고 한다. 높은 빌딩과 도시 전망에 관심이 많다면 타워 둘을 잇는 스카이브리지에 올라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표를 끊고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 그럴바엔 차라리 쇼핑몰로 발길을 돌리는 건 어떨까.

케이엘시시 쇼핑몰이라고 일컫는 이 쇼핑몰은 수리아 백화점(www.suriaklcc.com.my) 안에 일본계 백화점인 이세탄 백화점과 영국계 백화점 팍슨 그랜드 백화점이 들어서 있다. 명품에 관심이 있다면 각종 명품점이 가득한 1층을 먼저 둘러보자. 명품으로 눈을 즐겁게 했다면 이제 진짜 ‘내 것’이 될 만한 물건들을 볼 차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진짜 쇼핑이 가능한 매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동아시아에서 옷 좀 입는다는 언니 오빠들이 즐겨 찾지만 한국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 ‘자라’(ZARA)와 ‘톱숍’(TOP SHOP) 등의 매장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 티셔츠나 바지는 5만~6만원 선에서, 원피스나 남성 셔츠는 8만~9만원 선에서 고를 수 있다. 국내에도 들어온 ‘망고’(MANGO)도 국내 가격보다 20% 정도 싼 가격으로 만날 수 있으니 한번쯤 들러 보시길. 쇼핑몰 지하 1층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매장은 어디일까? 신발가게 ‘빈치’(VINCCI)다. 말레이시아 상표인 이 신발은 가격과 비교해 디자인도 예쁘고 발도 편하기로 유명하다. 조리식의 샌들은 1만5천원 선에서, 굽이 있는 샌들은 2만~3만원 선에서 맘껏 선택할 수 있다.

부킷 빈탕 거리 랏10 백화점 앞. 쇼핑의 중심지인 쿠알라룸푸르의 중심가 부킷 빈탕은 밤이 와도 불이 꺼질 줄을 모른다.
■ 부킷 빈탕(Bukit Bintang) 지역 : 쿠알라룸푸르의 명동


쿠알라룸푸르에서 ‘번화가’라고 하면 ‘부킷 빈탕’이다. 이 지역에는 백화점만 일곱 군데가 넘고 길거리도 매장으로 가득하다. 케이엘시시에서도 그랬듯이 시작은 고급스럽게 ‘스타일 갤러리’(www.starhillgallery.com)부터. 서울로 치면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정도로 볼 수 있는 스타일 갤러리는 쿠알라룸푸르 최고급 백화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호텔 로비 같은 백화점 입구를 따라 쭉 들어가면 지하에는 식당가가 있고 층별로 의류, 시계·액세서리 등의 매장이 모여 있다. 차마 값비싼 옷이나 가방에는 지갑을 열지 못한다면 4층으로 가자. 얼굴·전신마사지와 네일케어 등이 모여 있는 이 층에서 가장 큰 매장은 ‘가네보’ 살롱이다. 1시간30분짜리 전신마사지가 4만원3천원 정도. 스타힐 갤러리 치고는 저렴한 가격이다.

스타힐 갤러리를 지나면 ‘케이엘 플라자’ 백화점과 초록색 외관이 눈에 들어오는 ‘랏10’ 백화점이 나란히 있다. 둘 다 중고가 내지는 중저가 브랜드가 모여 있고 아웃렛 매장도 들어서 있어 눈을 크게 뜨고 잘만 고르면 싼값에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길건너 중국계 백화점 ‘숭웨이왕 플라자’와 ‘부킷 빈탕 플라자’도 비슷한 분위기로 명동에 있는 쇼핑몰처럼 마음 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근처에 있는 ‘베르자야 타임스 스퀘어’(www.timessquarekl.com) 백화점은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1천여 매장을 자랑한다.

■ 술탄 이스마일(Sultan Isamail) 지역 : 쿠알라룸푸르의 압구정동

태양이 떠 있는 동안 쇼핑에 매진했다면 이제 태양을 피할 차례다. 목을 축이고 몸을 풀고 싶어질 때 찾는 곳, 유흥가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나라여서 밤문화가 다른 도시에 견줘 부족한 편이다. 클럽이라고 해도 술 마시고 취해서 놀기보다 건전하게 춤추면서 즐기는 정도. 어쨌든 삭막한 사막에도 오아시스는 있는 법, 쿠알라룸푸르 곳곳에 숨어있는 알코올 냄새를 따라가 보자.

케이엘 타워 꼭대기에 있는 부페 식당. 각종 말레이시아 음식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쿠알라룸푸르의 유흥가는 케이엘시시 서쪽 샹그리라 호텔 앞쪽인 술탄 이스마일 거리에 모여 있다.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부터 신나게 춤출 수 있는 나이트클럽까지 없는 게 없다. 콩코드 호텔에 있는 ‘하드록카페’(60 03 2715 5555)는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그렇듯 세련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술탄 이스마일 거리 바로 옆 피 람리(P Ramlee) 거리에 있는 ‘비치클럽’(60 03 2166 9919)은 1만원 정도면 맥주 1병값이 포함된 입장료와 추가로 맥주 1병을 더 마실 수 있는 클럽이다. 최근 떠오르는 클럽으로는 암팡 거리에 있는 ‘주크’(60 03 2161 0122). 싱가포르에서 잘나가던 클럽으로 2004년 쿠알라룸푸르에 문을 열었다. 음료 포함 입장료는 1만2천원. 색다른 분위기를 바란다면 쿠알라룸푸르 남서쪽 방사(Bangsar) 지역으로 가 보자. 쿠알라룸푸르의 이태원이라고 할 수 있는 방사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다. 서구적인 레스토랑과 카페, 술집을 만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음악의 최신 경향을 알고 싶다면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의 음악을 다룬 잡지 ‘정크’(www.junkonline.net)가 딱이다. 길가 가판대나 편의점에서 3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쿠알라룸푸르=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말레이시아 관광청


‘마막’과 ‘뇨냐’의 오묘한 맛

‘컬러 오브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색깔 느끼기

여기는 쿠알라룸푸르 길거리 한복판. 저쪽에는 전통의상을 입고 다니는 말레이인이 있고 이쪽에는 머리모양이 단정한 중국인이, 저 건너편에는 짙은 피부색과 머리색이 인상적인 인도인도 걷고 있다. 모두 닮은듯 다르다. 말레이시아라는 나라는 60%의 말레이인과 30%의 중국인, 7%의 인도인으로 이뤄져 있다. 나머지 3%는 타이인과 인도네시아인 등 인근 동남아시아 쪽 사람들이다. 그래서 다민족 국가를 뜻하는 ‘컬러 오브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내거는 주요 문구 중 하나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나는 말레이사아의 다양한 색깔은 이국적이고 매력적이다.

■ 센트럴 마켓 : 쿠알라룸푸르의 인사동+남대문

도시마다 고유의 특색을 자랑하는 시장은 꼭 있다. 쿠알라룸푸르에도 우리의 인사동 격인 곳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중앙시장’ 정도인 센트럴 마켓이 그 곳이다. 센트럴 마켓이라고 하면 시장을 연상하겠지만 이곳은 깔끔한 2층 상가로 돼 있다. 빼곡히 들어선 상점을 구경하다 보면 말레이시아와 중국, 인도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말레이시아 전통 염색법으로 만든 천 바틱과 바틱으로 만든 전통의상을 파는 가게를 지나면 강렬한 붉은색의 중국 전통의상을 파는 가게가 나온다. 조금 더 지나면 몸을 한번에 휘감아버릴 만큼 커다란 천이 눈에 띄는 인도 전통의상도 만날 수 있다. 각종 공예품도 마찬가지다. 온갖 조각품을 파는 가게 선반에는 말레이시아 풍의 작은 동물들부터 부처님까지 고루 앉아 있다. 말레이시아에 다녀 온 티를 좀 내려면 주석 용품 파는 가게에 들러보는 게 필수다. 작은 컵부터 열쇠고리까지 말레이시아가 자랑하는 온갖 주석 용품을 만날 수 있다. 생색까지 내려면 ‘로얄 셀렝고’사의 주석 제품을 눈여겨 봐야 한다.

쿠알라룸푸르 속 중국과 인도의 시장 모습을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차이나타운인 페탈링(Petaling) 거리와 초우킷(Chow kit) 거리를 추천한다. 이 두 곳은 말 그대로 시장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있을 건 다 있고 없는 것은 없는 곳. 센트럴 마켓이다.

■ 말레이 vs 말레이+인도 vs 말레이+중국

말레이시아의 식문화를 얘기할 때도 인도와 중국이 빠지지 않는다. 말레이와 인도·중국, 서로 종교가 달라도 사랑은 늘 꽃이 피는 법이다. 말레이시아에는 말레이 전통음식 외에도 인도 음식과 중국 음식이 기본적으로 있고, 말레이와 인도가 식탁 위에서 만난 ‘마막’(Mamak), 말레이와 중국이 역시 접시 위에서 접선한 ‘뇨냐’(Nyonya)가 있다. 우리처럼 밖에서 온 사람들이 볼 때는 그 차이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어쨌든 음식문화가 다양한 것만은 틀림없다.

말레이 음식은 진한 향신료를 쓰는 동남아시아식 양념에 돼지고기는 먹지 않는 이슬람 식문화가 더해졌다. 제법 먹을 만하지만 동남아시아 음식이 대부분 그렇듯 사람마다 호불호가 강한 편이다. 말레이 음식을 풍성하게 먹어볼 생각이라면 서울 남산 타워를 빼닮은 케이엘 타워(KL Tower) 꼭대기 식당 ‘세리 앙카사’(60 03 2020 5055)는 어떨까? 세리 앙카사는 뷔페 식당으로 남산 타워 식당이 그렇듯 식당만 천천히 360° 회전한다. 서양식과 말레이식 음식이 준비돼 있으며, 쿠알라룸푸르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 남산 타워나 63빌딩에 막상 서울 사람들은 잘 가지 않는 것처럼 케이엘 타워 역시 세련된 분위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 촌스러워도 관광객의 자아 정체성 형성을 위해서는 좋다. 가격은 4만원 대로 비싼 편.

서민들이 좋아하는 마막이나 뇨냐는 길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괜찮은 마막 음식점으로는 암팡 거리 닛코 호텔 옆 골목에 있는 ‘나시 칸다 페낭’이 있다. 24시간 영업하고 식당이 밖으로 열린 구조여서 언제든 생각날 때 찾아가 먹을 수 있다. 국수와 커리 등이 주요 메뉴다. 쿠알라룸푸르=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그 다음은 랑카위!

쿠알라룸푸르에서 실컷 다리를 움직였다면 하루나 이틀 정도 해변에서 쉬는 것이 몸과 마음에 두루 좋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랑카위’(Langkawi)는 고요한 휴식에 제격인 휴양지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와 페낭을 검색하는 국내 여행객들이 많은 요즘, 비교적 조용하고 갖출 것은 모두 갖춘 랑카위를 휴양지 후보로 진지하게 고려해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랑카위
말레이시아 북서쪽, 타이와 맞닿은 바다에 모여 있는 랑카위는 섬 104곳(물이 차면 99곳)으로 이뤄져 있다. 랑카위는 곳곳에 은밀한 매력을 숨기고 있는 섬이다. 매력은 생긴 그대로의 얼굴을 한 자연에 있다. 섬 안에 거대한 호수를, 그것도 이곳에 몸을 담그면 임신할 수 있다는 ‘임신부 호수’를 품고 있는 다양 분팅섬을 비롯해 온갖 해양 공원을 볼 수 있고, 보트 위에서 ‘랑카위’라는 섬 이름을 뜻하는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에 낚시까지 즐길 수 있다.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나무 모양의 씨앗이 바닷물을 먹고 또 한 그루의 나무로 자라나는 맹그로브 나무도 볼거리다.

동남아시아 휴양지 선택에서 중요한 조건인 리조트. 유럽 사람들이 많이 찾는 랑카위에는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고급 리조트가 많다. 대표적인 리조트로는 랑카위 섬 북쪽 밀림 속에 있는 ‘더 안다만’(60 04 959 1088, www.theandaman.com)이 있다. 멋진 해변을 낀 안다만 리조트는 밀림 속에 있어 더 재미있는 리조트다. 밀림이 키우는 수많은 새와 원숭이가 느닷없이 방문을 두드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같이 간 일행의 방에서는 열어놓은 창문으로 십여마리의 원숭이가 단체로 방문해 바나나를 집어간 절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길게 풀어헤친 머리카락을 닮은 맹그로브 나무를 알차게 구경하고 싶다면 랑카위 섬 동부에 있는 타이 식당 ‘반 타이’(60 04 966 6699)를 찾아가 보자. 식당 들머리부터 이어진 450m의 나무다리를 걸으면서 양쪽에 빽빽하게 들어선 맹그로브 나무를 볼 수 있다. 음식은 전형적인 타이 음식으로, 음식값은 2만~3만원 정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쇼핑하고 돈이 조금 남았다면 랑카위의 중심부인 쿠아 타운을 들러보자. 섬 전체가 면세 지역이어서 예상 외로 좋은 물건을 건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시길.

랑카위/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