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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30 17:15 수정 : 2007.05.31 09:06

‘명품 칼, 독일제냐 일제냐’

자신의 키와 몸무게에 맞는 걸 고르는 게 우선

집안에서 칼 한 자루로 요리를 하는 사람이더라도 ‘쌍둥이칼’이라고 일컫는 걸 들어 봤을 것이다. 독일로 여행 가는 사람에게 ‘쌍둥이칼’ 사 오라고 부탁하는 이도 여럿 봤다. 그만큼 유명하다. ‘쌍둥이칼’은 독일의 주방용칼 회사인 ‘헨켈’(Henckel)의 제품이다. 회사의 상징에 쌍둥이가 그려졌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헨켈사는 독일 베스트팔렌주의 작은 마을인 ‘졸링엔’에서 시작됐다. 졸링엔 지역은 예로부터 좋은 철이 많이 생산되어 대장장이 마을로 전통을 유지하는 곳이다. 헹켈의 칼은 에스체테(SCT) 공법으로 유명하다. 칼의 부위별 기능에 따라 여러 재질을 하나로 합하는 기술이다.

요리사들 사이에서는 헨켈보다 ‘우스토프 드라이작’이 더 유명하다. 드라이작 역시 독일 졸링엔 지역의 회사다. 드라이작은 한국어로 ‘삼지창’이란 뜻이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넵튠이 다루던 무기 이름이다. 드라이작은 하나의 철판을 이용해 손잡이와 칼날을 통으로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식 주방에서 쓰는 칼 중에는 마사모토사의 제품이 명품으로 인정받는다.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칼은 독일제가 아니라 일본의 글로벌사 제품이다. 독일의 특급 요리사들도 글로벌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독일산 제품의 가장 큰 특성이 내구성인 반면, 글로벌사의 제품은 가볍고 날카로운 특징이 있다. 독일산 제품들이 탄소강(철과 탄소의 합금)을 주로 이용하는 반면, 글로벌사의 제품들은 바나듐강(탄소 외에 바나듐을 더해서 특성을 개량한 강)을 이용한 것들이 많다. 바나듐강으로 만든 것들은 가볍고, 날을 갈기 쉬우며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스테인리스스틸 칼은 칼날을 갈기가 힘들고 쉽게 무뎌지지만 식기 세척기에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특수플라스틱, 치르코늄옥시드, 세라믹 등의 다양한 재료로 칼을 제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칼을 만드는 회사의 가장 큰 노하우는 합금기술과 열처리 기술에 있다. 그러므로 유명한 회사의 칼은 이름값을 하기 마련이다. 일반인들이 칼을 고를 때는 자신의 키와 몸무게에 맞는 칼을 고르는 게 우선이다. 칼을 사기 전에는 직접 쥐어보는 게 좋다. 손에 쥐어 편안하게 느껴질 만한 크기를 확인해봐야 한다. 만약 당신이 요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알맞아 보이는 칼 중 가장 큰 칼을 사용하는 게 좋다. 칼은 무거울수록 재료를 가지런하게 썰기 쉽기 때문이다. 김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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