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라 다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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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いるよ?(이루요?) あるよ!(아루요!)(사람이) 있어? (물건이) 있어!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헷갈렸던 것은 ‘있다’라는 뜻을 가진 두 가지 표현이었다. ‘いる(이루)’는 사람이나 생물의 존재를 나타내는 말이고 ‘ある(아루)’는 살아있지 않은 사물의 존재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루와 아루는 몇 년이 지나도 헷갈렸다. 그 장애를 극복하게 해준 이가 기무라 타쿠야다. 일본인을 둘로 나눌 수 있다면 ‘기무라 타쿠야를 좋아하는 사람’과 ‘기무라 타쿠야를 싫어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그를 모르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후지 TV에서 방영된 드라마 <히어로>에서 홈쇼핑에 중독된 검사 기무라는 매번 동료들과 술집에 들른다. 술집 TV에는 항상 홈쇼핑 채널이 켜져 있고 기무라는 늘 “저 물건 10분만에 매진되는 바람에 못 샀어!”하며 불평한다. 그러면 무뚝묵하고 무섭게 생긴 마스터가 역시 늘 뒤를 돌아보며 한 마디 내뱉는다. “あるよ(나는 그거 있어)!” 마스터는 기무라가 매진돼서 사지 못하는 홈쇼핑 초히트대박상품들을 항상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이어지는 기무라의 귀여운 표정에 정신이 팔렸을 때도 많았지만 마스터의 한 마디를 들으면 되새기곤 했었다. “그래, 물건이 있을 때는 ‘あるよ’라고 하는 거야!” 좋아한다는 것만큼 어떤 대상을 정복하기 위한 매력적인 이유는 없다. 이은혜/ 축구전문월간지 <포포투> 기자. 일본 TV방송 시청 경력 10년으로 JLPT 1급을 따낸 저급일본어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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