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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5 17:02 수정 : 2020.01.15 19:25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세브란스병원분회 관계자들과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소속 대학생들이 15일 낮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용역업체 태가비엠 퇴출을 호소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공공운수노조 연세세브란스병원분회, 15일 기자회견
“용역업체 태가비엠, 조합원 42명 임금 1억4천 체불…모두 8억 체불 추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세브란스병원분회 관계자들과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소속 대학생들이 15일 낮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용역업체 태가비엠 퇴출을 호소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여러 곳의 대학과 병원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조 파괴를 비롯한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청소·경비 용역업체 ‘태가비엠(BM)’이 이번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의 임금을 최대 8억원 가량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15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가비엠이 2016년부터 현재까지 4년 동안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을 최대 8억원가량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주장을 보면, 태가비엠은 연세세브란스병원과 청소 용역계약을 맺은 2016년 5월께부터 현재까지 4년 동안 청소노동자들의 식대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임금을 책정했다. 이로 인해 청소노동자 42명에게 모두 1억4000만원의 임금이 미지급됐고, 이 병원 청소노동자가 226명인 것을 고려하면 체불 임금이 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 쪽은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과 민주노총 서울지부의 자체 조사를 통해 태가비엠의 상습적 임금체불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라며 “태가비엠은 이미 서울지방고용노동청 합동 감독을 통해 여러 번 임금체불 혐의가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오는 4월 태가비엠과 연세세브란스병원의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임금체불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종수 민주노총 서울지부 연세세브란스병원분회 분회장은 “오는 4월 태가비엠과 병원이 재계약을 하면 임금체불을 비롯한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고, 계약이 만료되면 미지급 임금에 대해 ‘나 몰라라’할 가능성도 있다”며 “어떤 쪽으로든 미지급 임금이 조속히 지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태가비엠이 임금체불뿐만이 아니라 노조 파괴 등의 부당노동행위도 함께 했다고 주장했다. 청소노동자에게 “세브란스병원에서 민주노총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민주노총 조합원인 청소노동자에게만 기피 업무를 배정했으며 근무 시작 전 떡을 먹었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쓰게 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조 분회장은 “노조 분회장이 된 뒤 3년째 모두 기피하는 쓰레기 분담 업무만 한다. 쓰레기통이 가득 차면 150㎏ 정도의 무게가 되는데 이를 하루에 최대 15번 옮긴다”고 털어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세브란스병원분회 관계자들과 연세대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공대위 소속 대학생들이 15일 낮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용역업체 태가비엠 퇴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앞서 태가비엠은 다른 병원과 대학에서도 부당노동행위 문제로 물의를 빚었다. 고대안암병원의 한 청소노동자는 지난해 7월 “소장이 밥 먹으러 1분만 일찍 가면 경위서 쓰라고 강요했다. 지금은 먼지만 조금 있으면 경위서를 받고 있다”고 폭로했고, 같은해 서울대병원에서도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을 기피대상인 업무에 배치한 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동국대학교에서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로 청소노동자와 갈등을 빚다 2018년 4월 계약이 해지됐고,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월 태가비엠이 용역업체로 입찰되는 것을 거부하며 본관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태가비엠이 신촌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등에게 4년간 미지급한 1억4000만원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는 퇴직자 5명의 임금 180여만원, 소속 노동자 34명의 임금 540여만원 등을 미지급했다며 지난해 태가비엠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태가비엠은 2018년 퇴직근로자 연차수당 체불 문제로 검찰에 기소돼 3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특정 노조에만 노조운영금을 지원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여러 건 검찰에 송치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가비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적법하게 노무 검토를 거쳐 상여금과 식대를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고용노동청 조사가 마무리된 뒤 저희 회사의 방식이 맞지 않는다고 최종적인 판단이 나오면 방침을 바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타 병원에서 시정조치를 받은 임금체불 건은 급여 일부가 실수로 잘못 계산된 것”이라며 “특정인에게 힘든 일을 몰아준다는 것도 사실과는 전혀 다른 주장이다. 오히려 업무가 고되다는 민원을 듣고 직원들을 순환배치 해줬다”고 잘라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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