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4 16:05
수정 : 2005.01.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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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굿네이버스 2차 긴급구호단이 지진해일(쓰나미)로 고통받는 스리랑카로 떠나기전 화이팅을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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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동(55·경남 진해복음외과의원) 원장은 4일 오전 병원문을 걸어잠갔다. 문에는 ‘4일부터 11일까지 개인사정으로 쉽니다’라는 종이가 나붙었다. 구호단체 ‘굿네이버스’ 소속인 김 원장은 이날 오후 ‘병원 식구’ 모두를 데리고 해일 피해로 고통 받고 있는 스리랑카로 떠났다.
“6년에 걸쳐 남인도에서 의료활동을 했는데, 스리랑카는 문화나 풍속이 남인도와 비슷해 느끼는 정이 남달랐다”는 김 원장의 자원봉사 경력은 차분한 말투와는 달리 ‘화려’했다.
지난 1983년 병원을 개업한 김 원장은 93년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94년에는 르완다, 96년부터 2001년까지는 인도에서 의료 선교활동을 펴왔다. 2002년부터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의 오지를 돌았다. 해마다 자원봉사 활동을 나가다보니 꼭 필요한 약품과 장비를 담은 ‘왕진배낭’을 꾸리는데는 선수가 됐다.
그런 김 원장도 자원봉사를 나갈 때는 부인 이성애(51)씨와 꼭 함께 한다. 13년 째다. “의료기술은 없지만 환자 돌보기에서 약품 관리까지 못하는게 없다”며 부인 자랑이 은근하다.
김 원장과 함께 스리랑카로 떠나는 또 한 명, 김정미(37·여) 간호사 역시 방글라데시·인도·말레이시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의료 봉사활동이다. 김 원장은 김 간호사를 두고 “이동진료와 응급구호의 ‘베테랑’”이라고 추켜 세운다. 5살된 딸이 있는 김 간호사는 “주위에서는 콜레라때문에 걱정이 많지만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지인들을 생각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며 “엄마가 좋은 일 하러 간다고 하니까 딸 아이도 좋아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원봉사활동을 나가보면 외국은 젊은 의료진들이 눈에 자주 띕니다. 젊은 후배들과 함께 인술을 펼칠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합니다.” 김 원장은 배낭끈을 바투 잡으며 공항 출국대를 나섰다.
<한겨레> 사회부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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