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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광객 ‘황금알’유치 속뜻도 17일 정부가 발표한 서남해안 관광개발사업 계획은 전남 해안의 자연·생태·문화자원을 국제적 지명도를 갖춘 관광벨트로 본격 육성하겠다는 의도를 띤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이 지역 관광레저단지 사업계획을 밝힌데 이어 정동채 문화부 장관도 이날 서울과 광주에서 연거푸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정부는 이 사안에 유난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해·서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 등과는 별개로 이뤄진 정부쪽 구상은 여러 포석을 깐 것으로 보인다. 재벌기업과 해외자본 유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민심을 껴안는 외에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맞아 세계 최대 관광시장으로 부상한 인접국 중국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노림수가 그것이다. 국내 관광산업의 고비용 구조 때문에 관광수지 적자가 지난해 35억 달러로 계속 커지는 데 따른 개선책의 의미도 있다. 문화부쪽은 뛰어난 자연경관과 독특한 남도문화를 보유한데다, 전남도가 정부 발표안과 거의 같은 ‘제이(J) 프로젝트’를 지난해 추진하면서 해남지역의 간척지를 골프장 부지로 확정하는 등 구체적 추진 성과도 고려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와관련해 “서남해안권의 경우 300만평을 개발하면 건설투자만 7조원이, 1천만평을 개발할 경우 22조원의 건설투자가 유발된다”며 “180억-200억원을 들여 개발사업 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관광레저단지(도시)계획안은 자연경관, 문화유적 등의 볼거리와 테마파크, 레저스포츠 등의 놀거리, 호텔, 여가시설 등의 쉴거리, 주거·교육 의료 등의 생활시설 등이 결합한 복합다기능 공간을 지향한다. 프랑스 남부 해안의 휴양도시인 그랑모뜨와 미국 플로리다의 올랜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지역 특유의 자연, 문화자원이 우선적인 투자요건이지만 국내 진출을 준비중인 외국계 병원, 학교, 그리고 골프스쿨 등의 솔깃한 투자유인책도 함께 내어놓는다는 복안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바다를 낀 해양 스포츠 단지와 노인여가시설, 외국계 전문병원 등이 들어서는 레저 웰빙 주거단지를 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3월부터 시행할 시범사업 대상지는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정 장관은 17일 오후 전남도청 회견에서 “전남 영암 삼호읍과 해남 산이면 일대 300만평을 시범지구로 선정해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남도의 개발구상인 제이 프로젝트의 얼개를 거의 그대로 수용하되, 행정적 제도적 지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남해안 개발사업에는 현재 국내 대기업 4개사와 싱가포르, 미국, 일본, 아랍계 등 해외자본 7개곳 정도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애초 전남도가 추진해온 제이프로젝트 규모(3200만평)의 10분의 1 규모로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사업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민간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골프장 등 수익형 사업들 위주로 시작할 경우 서남해안 장기적인 개발 전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노형석, 광주/정대하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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