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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6 18:34 수정 : 2005.01.16 18:34

[오른쪽사진]경기 화성시 향남면 요리 ㄷ사에서 일하다가 노말헥산에 중독돼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를 앓고 있는 한 타이 여성 노동자가 지난해 12월 초순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자원봉사자의 부축을 받아 임시숙소에 들어가고 있다. 이 여성 노동자는 지난달 13일 안산중앙병원에 입원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제공

“사장님, 나 한국에 데려가 치료해 주세요”

16일 타이 방콕을 찾은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의 박천응 목사는 “경기 화성시 ㄷ사에서 일하다 노말헥산에 중독돼 고통을 받고 있는 타이 노동자 까따이(25·여)가 한글로 적은 글을 받아 보고는 눈물이 났다”고 이날 <한겨레> 기자와의 국제 전화통화를 통해 말했다.

까따이는 노말헥산 중독 사실을 모른 채 고통을 받다 지난달 11일 귀국한 ㄷ사의 타이 여성 노동자 3명 가운데 1명이다. 그는 2003년 5월 한국에 입국한 뒤 출국하기 직전까지 7개월 동안 ㄷ사에서 일해왔다.


노말헥산 중독 타이노동자 방안 쳇바퀴 생활
여성3명 17일 입국예정…검찰 본격수사 나서

까따이는 자신들을 국내에 귀국시켜 치료받도록 하기 위해 지난 15일 타이에 입국한 박 목사 일행과 이날 방콕에서 만났고, 박 목사로부터 한국에 남아 있는 동료인 타이 노동자들이 병원으로부터 ‘노말헥산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 목사는 “까따이가 한달 전 자신의 나라로 돌아온 뒤 한번도 방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고 말했으며 어린애처럼 아장아장 걷고 있다”면서 “식사와 용변문제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해결해 왔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까따이 등 병에 걸려 귀국한 이들 3명의 타이 노동자들은 회사가 마련한 비행기표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ㄷ사가 타이 여성 노동자의 집단 발병 사실을 숨긴 채 이들을 조기 귀국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 목사는 “회사 쪽이 발병 이후 타이 노동자들을 계속 산재가 아니라 ‘공상’으로 처리해 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해 왔다”고 말했다.

박 목사 일행은 까따이 외에 시리난(37)과 러짜나(30) 등 나머지 2명의 타이 여성 노동자도 주타이 한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소재를 파악 중이라며, 소재가 확인되는 대로 이들 3명과 함께 17일 오후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또 노동부는 타이 여성 노동자들의 집단 하반신 마비 사건과 관련해 해당 ㄷ사에 대한 조사 결과, ㄷ사는 유해물질을 다루는 업소인 만큼 작업환경 측정을 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빠진 항목이 발견되는 등 작업환경 측정이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 관계자는 “다발성 신경장애 판정을 받은 이들에 대한 건강검진 기록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물론 이들이 노말헥산을 사용하는 유해물질 취급 사업장이었음에도 실제로 이들의 작업환경을 제대로 측정되지 않아 그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또 이날 산재의료관리원 안산중앙병원에 근로감독관들을 보내 타이 여성 노동자 5명을 상대로 작업환경과 발병증세, 근로시간과 함께 이들이 받은 임금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한편, 수원지검 공안부는 노동부 수원지방노동사무소와 경기 화성경찰서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ㄷ사의 안전규정 준수 여부 및 기타 부당노동행위 등을 조사해 위법사항 발견시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사업주를 형사처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산·수원/홍용덕 김기성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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