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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3 19:05 수정 : 2005.01.13 19:05

지금도 지하철 출퇴근…세계기록(96살) 깰지 관심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세강병원 소아과 과장으로 근무하는 최정헌 경북대 의대 명예교수는 올해 93살로 대구에서는 나이가 가장 많은 의사다. 그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구시청 부근에서 개인 의원을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3월 세강병원으로 옮겨 어린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는 1912년 평안남도 강서군 증산면에서 태어나 1935년 경성의전을 졸업한 뒤 의사에 입문해 꼬박 70년 동안 소아과 전문의로서 한길을 걸어왔다. 그는 개성도립병원, 평양시립병원 등에서 근무를 하다 1947년 월남해 28년 동안 경북대 의대 소아과 교수로 근무했다. 1977년 정년퇴임한 뒤 지난해 세강병원에 나가기 전까지는 개업의로 활동했다.

세계 최고령 진료의사로 기네스북에 올라 2002년 숨진 문창모(96) 박사의 뒤를 최 교수가 이을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지금도 집에서 30여㎞ 떨어진 병원까지 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며 건강을 과시했다. 그동안 배출한 제자만도 2800명을 웃돌아 삶의 보람도 컸지만, 정년퇴임 무렵 제자의 원고 분실로 소아과학 교과서 집필의 꿈을 이루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는 “소아과 의사의 소임은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게 아니라 어린이가 훌륭한 성인이 되도록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성장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수 비결에 대해 최 교수는 “돈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잘라말한 뒤 “남쪽으로 내려와 개업해 돈만 계속 벌었으면 벌써 죽었겠지만, 대학에 있으면서 돈에서 멀어지니까 한결 편하더라”고 술회했다.

오래된 습관인 ‘라디오체조’(라디오 방송을 따라하는 체조)를 아침, 저녁으로 계속하고 술과 담배는 전혀 하지 않는다. 최 교수는 현재 부인 강옥선(91)씨와 대구시 중구 대안동에 살고 있으며 슬하에 5남 2녀를 두고 있다.


대구/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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