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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3 19:03 수정 : 2005.01.13 19:03

노말헥산이 든 세척제로 노동자들이 작업을 했던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의 한 엘시디·디브이디 부품 제조업체 작업장. 화성/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담당의사 “치료법 없고 최소 2년 지나야 정상으로”

“이번에 집단 발병한 ‘다발성 신경장애’는 매우 위험한 화학물질인 ‘노말헥산’에 아무런 보호장구도 없이 노동자들을 그대로 노출시킨 결과입니다.”

타이 여성노동자 5명의 다발성 신경장애를 밝혀낸 산재의료관리원 안산중앙병원 조해룡(52·사진) 원장은 “법에서 정한 일정한 원칙만 지켰어도 노동자들이 이처럼 위험한 병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말헥산이 어느 정도 위험한가?

=다발성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노말헥산은 주로 공업용 세척제와 타이어 접착제 등의 소재로 쓰이고 있는데, 반창고를 만드는 회사에서도 이 물질을 사용한다. 워낙 광범위하게 쓰이는 공업용 물질이지만 노출되면 상당한 위험성이 있다. 노말헥산이 들어간 소재가 눈에 들어갈 경우에는 망막에 치명적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전국에 비슷한 업체가 300개가 넘는다는데 이런 곳도 위험하지 않은가?

=노말헥산에 의한 신경장애는 밀폐된 공간에서 보호장비 없이 장기간 노출될 경우 발병하는만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위험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문제가 된 현장에서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데?

=위험성 때문에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에는 이 물질에 대한 직접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장갑과 얼굴보호용 장구는 물론 심지어 방독마스크까지 쓰도록 규정돼 있다. 일본과 핀란드에서도 각각 10여명이 이 물질에 노출돼 집단 발병한 사례가 있어 이 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을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대로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농약에 중독되면 해독제 등을 이용해 치료와 회복을 기대하지만, 다발성 신경장애는 인위적 방법으론 안 되고 대소변 등 인체의 자연적인 대사작용으로만 회복이 가능하다. 최소 2년이 지나야 마비된 신체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신경조직에 큰 영향을 주는 질병인만큼 철저한 사전 예방과 사후 요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유사한 사례는 없었나?

=2002년 시화공단에서 일하던 불법체류 중국동포 3명이 고대 안산병원에서 다발성 신경장애 판정을 받았는데, 제대로 치료가 안 돼 최근 2명이 재요양을 하고 있다. 안산/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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