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옆 남북 공동 빵공장
3월 8일 ‘따끈한 첫빵’나와
한달 5천원 후원회원 모집 남명선(33·반미여성회 대구경북본부)씨는 요즘 틈만 나면 만나는 사람들에게 ‘빵공장’얘기를 꺼낸다. “북에 빵공장을 세우고 남쪽에서 보낸 재료로 빵을 구워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한 달에 5천원씩만 내면 북녘 어린이 50명에게 빵을 나눠줄 수 있어요.” 그가 얘기하는 빵공장은 평양 대동강구역에 남북이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는 영양빵 공장이다. 북쪽에서 공장터와 건물, 인력을 대고, 남쪽에서 기계설비와 빵재료를 공급해 북쪽 어린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영양빵을 만들어 공급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 대표단이 북쪽을 방문해 빵공장을 세우자고 제안했고, 지난해 11월 24일 북쪽 민족화해협의회와 설립에 합의했다. 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 사업본부는 지난달 14일 꾸려졌고, 영화배우 오지혜, 권해효씨가 홍보대사로 뽑혔다. 이 빵공장은 하루 1만개, 한 달 3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오는 3월8일 첫 빵이 나온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는 매달 5천원씩 회비를 낼 후원회원을 모으고 있다. 한 달에 빵 30만개를 만들려면 빵재료비로 3천만원 정도가 들기 때문에 후원회원 6천명이 필요하다. 전국에 걸쳐 지금까지 2천여명이 뜻을 모았고, 대구·경북에서는 200여명이 후원을 약속했다. 남씨는 “통일한국의 미래가 될 북쪽 아이들이 우리가 보낸 밀가루로 만든 빵을 먹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뿌듯해진다”며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북쪽 어린이들과 빵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업본부(02-3210-1005) 홈페이지(okbbang.org)에서 후원회원 가입을 할 수 있다.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개성공단안 병원 의료진 첫발
우선 남쪽노동자 400여명 대상
“조만간 북쪽노동자 진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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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에 오는 11일 문을 여는 개성병원에서 근무할 한국기독교청년회(YMCA) 그린닥터스 소속 의료진들이 6일 부산을 출발한다. 남쪽 의료진이 북쪽에 상주하기 위해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지역 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는 5일 개성병원 상근 의료진들이 6일 오후 엠블런스 등 각종 의료장비와 함께 부산을 출발해 다음날 휴전선을 넘어 개성공단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진은 김세환(고신대 복음병원·마치통증의학과) 진료부장, 이진호(세계로병원·외과) 진료과장, 조희억(서면메디컬센터) 행정부장, 하덕자(세계로병원) 간호과장 등 자원봉사자 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3개월 동안 개성병원에 근무한 뒤 후속 자원봉사자들과 교대하게 된다. 개성병원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딸린 건물로, 20평 규모이다. 의료진들의 숙소는 따로 마련됐다. 개성병원 연간 운영경비는 1억7천만원으로, 그린닥터스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된다. 방사선 설비와 초음파 장비 등 의료기기는 부산 지역 병원들이 제공했으며, 의약품은 금강약품에서 지원했다. 개성병원은 개성공단의 남쪽 근로자 400여명을 진료하게 되며, 현지 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엠블런스로 휴전선 너머 1시간30분 거리인 일산백병원으로 후송할 계획이다. 그린닥터스는 개성공단이 본격 가동되면 남·북 근로자가 11만여명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내년에 5천~1만평의 땅을 확보해 종합병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정근(44) 그린닥터스 사무총장은 “조만간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쪽 근로자들까지 진료해 개성병원이 남·북 화해와 통일의 물꼬를 터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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