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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8 21:10 수정 : 2020.01.09 02:13

기간제 교사들의 애환을 다룬 tvN 드라마 <블랙독> 페이스북 갈무리.

한국교육개발원, 교원 현황 분석

전국 중·고교사 기간제 교사 비율
2000년 3%대→2018년 17% ‘폭증’

고용 불안정한 비정규직 증가
“사립 교사 길들이기 수단 삼아”

기간제 교사들의 애환을 다룬 tvN 드라마 <블랙독> 페이스북 갈무리.

인구감소 등으로 인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기간제 교사 비율이 급증하고 학급당 학생 수는 줄지 않는 등 안정적 교육여건을 조성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립 중고등학교에선 기간제 교사 비율이 20%대를 훌쩍 넘어선 상황이어서, 교사 4~5명 중 한명꼴로 고용이 불안정한 여건이다.

8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연도별 교육기본통계조사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초·중·고 교원 구성 현황 및 추이 분석’ 보고서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간제 교사 비율의 ‘폭증’이다. 2000~2018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교사 대비 기간제 교사의 비율은 각각 3.76%에서 17.84%로, 3%에서 17.53%로 늘었다. 다만 초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4~7%대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공립보다 사립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비율의 증가 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사립초등학교에선 3.03%에서 16.61%로, 사립중학교에선 4.6%에서 23.21%로, 사립고등학교에선 4.11%에서 23.18%로 뛰었다. 이에 보고서는 “고용 안정이 확보되지 못한 비정규직 교사의 증가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교육활동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기간제 교사의 지속적인 증가와 정규직 교사에 견줘 이들이 겪는 차별적인 처우 등은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인력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에서 기간제 교사 채용이 늘어왔지만, 악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탓이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교육 현장에서 꼭 필요한 교사인데도 정규직으로 뽑지 않고 언제든 해고가 가능한 기간제로 채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사립학교의 경우, 고용 불안을 교사들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삼기도 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 인구 감소에도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교육여건이 충분히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전체 교원 규모는 1965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으나 2010년 이후론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학생 수는 1982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뒤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교육여건 지표로 꼽히는 ‘교사 및 교원(교장·교감·수석교사·비교과교사 등 포함) 1인당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다. 국공립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2000년 32.9명에서 2018년 18.8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학급당 학생 수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교원 규모는 초등학교·중학교에 견줘 크게 늘어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3.1명(2018년 기준)이지만, 학급당 학생 수는 26.2명으로 초등학교보다 3.9명 많은 수준에 머물렀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수도권 지역에서의 과밀학급 발생 현상, 학교·학급 수의 감소 여부 등 복합적인 요인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 40대 이상 교사의 비율은 증가하는 반면 30대 이하 교사의 비율은 감소하는 ‘고연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교에서는 세대 간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학교의 경우, 2000년에는 30대 이하 교사 비율이 훨씬 높았지만 2018년에는 역전되면서 40대 이상 비율이 더 높아졌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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