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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6 20:03 수정 : 2020.01.07 02:35

“이제 중학생 돼요!” 2019년 2월15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 마중홀에서 성서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졸업장을 펼쳐 보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커버스토리 예비 중1 이렇게 준비하자

학습 동기 부여하려면
진로·직업 탐색부터 시작해야

수학도 독서 많이 해야 잘해
교과서에 실린 작품 원문 읽고
미래일기 써보며 각오 다져봐

“이제 중학생 돼요!” 2019년 2월15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 마중홀에서 성서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졸업장을 펼쳐 보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로 운영한다는데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요. 시험은 안 본다 하고, 수행평가는 걱정되고. 공부도 마냥 모른 체할 수만은 없어 고민이 큽니다.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서울 도봉구에 사는 학부모 한민영씨의 말이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6년 생활을 마친 뒤 어느덧 ‘예비 중학교 1학년 학생’(예비 중1)이 되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지필고사를 보지 않고 학생 참여형 수업을 한다는데, 이번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다.

■ 자유학기제가 뭔가요?

예비 중1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하게 되므로 새로운 학습 형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자유학기제를 진행하는 터라 학업 분위기뿐 아니라 체험 관련 스케줄을 제대로 세워야 헛되지 않은 1년을 보낼 수 있다.

자유학기제를 보내는 예비 중1은 이런 수업을 받게 된다. 오전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교과 수업을 받는다. 수업은 토론, 실험, 프로젝트 수업 등으로 구성돼 있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진행한다. 오후에는 진로 탐색, 주제 선택, 예술체육, 동아리 등의 활동에 참가하게 된다.

중학교 1학년 동안 총괄식 지필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교과 성취도를 산출하지 않는다. 과정 중심 평가를 중요시하며 이 결과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수시로 제공하는 게 자유학기제다. 서울시교육청 등은 올해 자유학기제를 확대한 자유학년제를 전면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유학기제는 평소 공부에 관심 없고, 진로 목표가 없던 아이가 적성을 찾아볼 기회를 갖는다는 장점이 있다.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참여형 자유학기제 활동을 연간 221시간까지 늘린다.

예비 중학생 진학 체크리스트.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중학교에 가면 달라지는 것’을 열쇳말로 뽑고 관련 그림을 화이트보드에 그렸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다양한 직업 체험 해봐야

교육·입시 전문가들은 학창 시절 세번의 터닝 포인트를 초6 겨울방학, 중3 겨울방학, 고2 겨울방학으로 본다. 서울의 경우 자유학년제 전면 시행에 따라 초6 겨울방학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초6 겨울방학. 예비 중1은 어떤 학습·생활 습관을 만들어두는 게 좋을까?

중학교 입학 뒤 다양한 직업 체험 활동 등을 하겠지만, 초6 겨울방학 때 양육자와 아이 모두 ‘진로 탐색 큰 그림 그리기’에 집중해야 한다. 워크넷 등 정부에서 운영하는 누리집을 이용하면 직업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아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아이 스스로도 자신이 가질 직업에 관한 상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효과가 크다.

이제는 “너 빨리 가서 공부해!” “왜요?” “의사 돼야지!” 하는 식의 대화는 아이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중학교 입학 뒤 학습 동기 부여를 위해서는 초6 겨울방학부터 제대로 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주변 어른들이 도와야 한다. 직업 검사 뒤 아이 적성에 맞는 직업군을 자세히 살펴보고, 관련 대학 학과의 누리집을 둘러보며 진로 관련 큰 그림을 그려줘야 중학교 입학 뒤 엉뚱한 체험학습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입시 전문 컨설턴트들은 초6 겨울방학 시기에 ‘엉덩이 힘’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교실에서 돌아다니거나 다소 산만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 중학교에는 태도 점수 등이 있어 일정 시간 충분히 앉아 있는 인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수업 시간은 40분이고 쉬는 시간은 10분이다. 한데 중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이 5분 더 늘어난 45분이다. 초등학교에서는 최대 6교시까지 수업을 하지만, 중학교는 최대 7교시까지 수업을 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작은 차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생활 패턴이 전면적으로 바뀌는 문제다.

공부와 체험 활동에서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스톱워치’를 활용해도 좋다. 앉아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으니, 꾸준히 앉아 있는 연습을 하면서 ‘엉덩이 힘’을 기르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소위 ‘초등학교 물 빼는 연습’이라고 한다.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안 되는 아이들은 스톱워치를 활용해 책상에서 무엇을 하든 40~50분 앉아 있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독해력이 부족하면 수학을 못한다

초6 겨울방학을 흔히 선행학습하기 좋은 때로 본다. 다만 성적대별로 접근 방식은 조금씩 달라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1~2학기 선행이 가능하지만 중위권부터는 선행학습보다는 초등 6학년 심화문제를 풀어보거나 그동안 부족했던 단원을 제대로 톺아보고 다져야 한다.

예비 중1에게 자유학년제는 진로 적성을 탐색하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중학교 2학년이 되기 전 그동안 부족했던 교과 단원을 살펴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아이는 선행학습이 아니라, 초6 수학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기분 나쁘게 들을 것이 아니란 이야기다. 기초공사가 부실하면 그 위에 쌓아올리는 기둥과 지붕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중·하위권의 경우 독해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다독이 답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학 성적이 떨어져도 그에 관한 솔루션은 독서라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가령 중학교 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단어를 못 알아들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초등학교에서는 ‘소금이 물에 녹는다’고 말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소금은 용해된다’로 바뀐다. 서술형 스토리텔링 수학 문제도 결국 말귀를 알아들어야 풀 수 있다.

예비 중학생 진학 체크리스트.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중학교에 가면 달라지는 것’을 열쇳말로 뽑고 관련 그림을 화이트보드에 그렸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게다가 중학교 교과서는 함수나 허수처럼 과목마다 한자 어휘가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학교 수업에 적응을 잘 못하는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어휘력의 부족이라는 이야기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 교과서에 나온 단어를 이해 못하면 곧바로 자신감이 떨어지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웹툰에 나오는 구어체에 너무 익숙해져 문어체를 접하면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국어든 수학이든, 기본은 책을 많이 읽고 정리해보는 것이다.

초6 겨울방학 때 하기 좋은 활동은 ‘교과서에 나온 작품의 원문을 읽어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홍길동전>의 경우 교과서에는 보통 일부분만 발췌돼 나오는데, 동네 도서관 등을 활용해 해당 작품을 온전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 미래 일기를 써보자

가깝게는 고교 입학식 날인 17살 3월2일, 대학 입학식 날인 20살 3월2일 등 아이 인생에서 중요한 지점을 찍어 ‘미래 일기’를 써보는 것도 괜찮다. 앞으로 고교 진학을 위한 학습이나 진로에 있어 동기 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 특징이 ‘결핍’이 없다는 것이다.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한데 미래의 자신이 되어 일기를 쓰다 보면 조금은 답이 보인다.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생활 주변의 대부분이 부모 등 양육자의 헌신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 집 예비 중1’의 태도가 서서히 바뀔지도 모른다.

초등 6학년 겨울방학 시기인 이때, 진로·직업 탐색을 하며 큰 그림을 그리고 학습 면을 재정비한 뒤 미래 일기를 써보면 남은 중·고등학교 생활의 청사진이 나온다. ‘공부해야 대학 간다’가 아닌, ‘그 직업을 가지려면 이런 역량이 있어야 한다’로 관점이 바뀌면 아이들은 스스로 노력하는 재미를 알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양육자의 칭찬이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잘하는 부분을 찾으면 정확히 이야기해주는 습관을 들이자.

배정받은 중학교 누리집에 접속해 오리엔테이션 날짜, 추천 도서 목록 등을 훑어보는 것도 예비 중1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 학교의 분위기나 개설돼 있는 자유학기제 커리큘럼 등을 미리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 강명규 스터디홀릭 대표, 노의환 정남중 교사, 이현주 응곡중 교사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관련 기사] 진로·직업 ‘큰 그림’ 그려야 공부 이유 찾는다
정보 가득한 진로·진학 누리집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체감 공부량은 초등 시절의 100배라고들 한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해도 참여형 수업을 위한 수행평가 등은 꾸준히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데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공부하기를 싫어한다.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성적이 곧 적성이다’라는 시대는 지났다. 아이들의 진로 방향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즘이다.

진로·진학에 있어 예비 중1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정확한 나침반이다. 진로·적성이라는 미로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키 구실을 해주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홀랜드 직업적성검사 등을 해봤겠지만 아직 감이 안 잡힐 수 있다. 자신을 제대로 이해해야 진로 설계에 들어가는데, ‘아무 생각 없음’ 상태로 있다면 중학교 졸업 즈음 후회하게 된다.

입시·교육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기간, 즉 예비 중1 시기를 진로 탐색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강조한다. 양육자와 아이들이 진로·직업·적성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 누리집을 소개한다.

먼저 워크넷(www.work.go.kr)에 접속하면 직업심리검사, 진로상담, 학과 정보, 직업 정보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20여종의 무료 심리검사가 마련돼 있다. 아이 적성에 맞는 학과는 물론 해당 학과가 개설된 대학, 직업과 연봉까지 나와 진로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직업심리검사는 워크넷 회원 가입 뒤 즉시 가능하며 검사 결과는 검사 완료 직후, ‘검사 결과 보기’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지필검사 형식을 원할 경우 가까운 고용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또한 검사 결과에 대한 문의와 상담은 워크넷에서 ‘검사 결과 상담’ 메뉴를 이용하거나 가까운 고용센터(국번 없이 1350(유료))를 통해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양육자를 위한 직업심리검사 가이드 이북(e북)도 있으니 참고하자.

이비에스(EBS) 진단코칭 누리집(ebsmap.ebsi.co.kr)에는 학습유형 검사, 진로탐색 검사 등이 마련돼 있다. 가우디형, 마리퀴리형, 슈베르트형 등으로 나뉘어 있는 학습유형 검사를 해보면 아이의 학습 습관과 공부를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다.

진로정보망 커리어넷(www.career.go.kr)도 있다. 커리어넷 메인 화면에서 진로 동영상, 멘토링, 직업·학과 정보, 진로심리검사 등을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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