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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2 17:43 수정 : 2005.01.02 17:43

3학년 남자 아이인데 책 읽기는 좋아하면서 독후감 쓰기를 싫어합니다. 억지로 쓰라고 하면 꼭 몇 장을 써야 하느냐고 묻고 꼭 쓰라는 분량만큼만 쓰는데 그 내용도 상투적입니다.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강박관념 주지 말고 생각하는 습관 갖게

아이들은 오직 재미를 위해서 책을 읽습니다. 어른들이 눈에 보이는 결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마음에 짐이 돼 눈으로 글자는 읽어도 마음이 움직이지도도 않고 그것을 표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 독후감 심사를 하면서 전국 어린이들이 보낸 1천여 통의 독후감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의 글이 마치 한 사람의 교사에게 지도 받은 것처럼 내용이나 형식이 모두 비슷했습니다. 즉 ‘책 읽은 동기-내용 요약, 느낌’의 형식으로 쓰거나 자기 둘레의 신변잡기를 죽 늘어놓다가 마지막 몇 줄을 ‘… 하겠습니다’라는 결심성 글로 마무리했습니다. 어른들의 지나친 기대감이 이런 경직된 글을 쓰게 합니다. 스스로 마음이 이끌려 책을 읽어야 순간 순간 다가오는 자신만의 느낌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써야 한다거나 이렇게 또는 저렇게 써야 한다는 요구와 기대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히게 하고 결국은 상투적인 글을 쓰게 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책은 숱한 ‘지나감’ 속에 어쩌다 만나게 됩니다.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 책을 읽고 좋은 책을 아이 곁에 놓아 주고, 늘 우리 둘레 사람들의 삶과 둘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보고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책을 읽으면서도 자기와 비슷한 사람, 비슷한 경험 속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마음의 움직임을 다양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책도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이런 경험이 풍부한 아이일수록 책과 삶을 연결시켜 쓸거리가 많아지게 합니다. 아이가 독후감을 쓰기를 어려워하면 먼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의 마음에 일어나는 자신의 생각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옆에서 조금씩만 도와주세요. 잘 모르는 것을 물어 올 때, 동의를 구할 때 대답해 주는 정도로만 말이지요.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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