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식으로든 파장 미칠 듯..사이언스도 영향력 약화 불가피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가 황우석 교수팀의 2004년과 2005년 연구논문을 모두 직권 취소키로 최종 결정함에 따라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국내 과학계에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스는 이날 도널드 케네디 편집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에 근거해 사이언스에 게재된 두 건의 논문을 무조건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사이언스는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보고서는 두 논문에 나온 상당한 양의 데이터가 조작됐음을 시사하기 때문에 편집진이 두 논문을 모두 무조건 긴급 취소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는 이어 "우리는 이에 따라 이들 두 논문을 취소하며 과학계가 논문에 보고된 결과들을 근거 없는 것으로 간주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 논문을 취소하는데 대해 2004년 논문의 저자 15명 중 6명, 2005년 논문의 저자 25명 전원이 동의했다고 성명은 덧붙였다. 일단 이번 논문 취소로 사이언스의 신뢰성 실추에 따른 영향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2004년 기준으로 볼 때 사이언스의 인용지수(IF)는 31.8로 과학전문지 중 인용지수 1위인 네이처(32.2)를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그동안 줄곧 경쟁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인용지수 측면에서 사이언스가 네이처를 추월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사이언스의 인용지수가 급상승하면서 조만간 네이처를 앞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용지수는 특정 논문이 다른 사람의 논문에 인용되는 빈도를 뜻하는데 인용지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저널에 좋은 논문이 많이 실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재섭 교수는 "그동안에도 논문조작이 종종 있어왔기 때문에 사이언스에 큰 타격은 없어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번 논문이 워낙 크게 취급됐던 만큼 신뢰성에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과학계의 파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볼 수 있다. 우선 국내 과학자들이 세계 유수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다른 과학저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 과학자들의 논문을 많이 투고해 온 사이언스의 경우는 한국 과학자들의 논문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사이언스측에서 일부 국내 과학계 인사와 e-메일을 통해 `한국 과학계에 대한 불이익이 없다'고 전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학자들은 없는 분위기다. 포천중문의대 정형민 교수는 "국내에서 6월 개최 예정인 줄기세포 학술학술대회에 일부 학자들이 불참을 통보해 왔다"면서 "이는 황 교수 사태의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황 교수팀의 새로운 연구성과가 유수 과학저널에 게재될 수 있을 지도관심거리다. 황 교수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무균미니돼지 줄기세포 배양기술 확보'와 `특수동물복제 성공' 등의 두 가지 연구성과를 발표했지만 이들 연구성과가 제대로 학술지에 실릴지는 미지수다. 무균미니돼지의 경우 황 교수 본인도 "작금의 상황으로 논문 제출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함으로써 이 같은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늑대로 추정되는 특수동물복제 논문은 현재 유수 저널에 논문이 심사 중이라고 말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황 교수가 논문조작과는 별도로 동물 복제기술에 관해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논문이 게재될 가능성도 크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당장 논문이 게재될 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김길원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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