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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23 17:23 수정 : 2018.11.23 20:52

지난 9월 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재일조선학교에 1천만원을 기부한다고 밝힐 당시의 모습. 정의기억연대 제공

재일조선학교에 3천만원 추가 기부
암 투병 입원 중이던 22일 뜻 밝혀
남은 소원은 “아베의 진심어린 사죄”

지난 9월 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재일조선학교에 1천만원을 기부한다고 밝힐 당시의 모습. 정의기억연대 제공

“내 목숨 끝날 때까지는 지원금이 나올테니까, 내 전 재산을 탈탈 털어서 후원할테니 그리 알고 우리 조선학교 학생들, 열심히 공부해서 이 나라가 통일이 되고 평화의 길이 탁 열릴 때까지 훌륭한 사람이 되세요.”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병실에 누운 김복동(93) 할머니의 앙상하게 여윈 손에는 수표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라며 내놓은 3천만원이다. 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는 재일동포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어린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간 할머니는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 때문인지 일본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이 유독 눈에 밟혔다.

김 할머니는 2014년 씨앗기금 5천만원을 내놨고, 장학재단 ‘김복동의 희망’이 만들어졌다. 지난 9월에는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재일조선학교를 복구하라며 1천만원을 추가로 기부하고 직접 오사카 조선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장학기금으로 현재 재일조선학교 학생 6명이 1년에 25만엔(약 250만원)씩 학비를 지원받고 있다. 이날 할머니가 기부한 3천만원으로 내년부터는 학생 10명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23일 말했다.

요즘 할머니는 암 투병 중이다. 21일 전해진 화해치유재단 소식이 할머니에겐 그나마 “늦었지만 다행”이었다. 다음날인 22일 오전 할머니는 병원을 퇴원해서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던 쉼터 ‘평화의 우리집’으로 돌아갔다. 24시간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할머니의 건강 상태는 썩 좋지 않다. 윤미향 대표는 “요양병원으로 옮기시게 하려고 했지만 할머니가 쉼터로 가기를 원하셨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소원은 “아베한테 진심어린 사죄를 받는 일”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재일동포들이 힘냈으면” 한다. 할머니는 전 재산 5천만원 가운데 3천만원을 이번에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이번에 3천만원, 다음에는 2천만원 탈탈 털어 (학생들에게) 줄거야.”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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