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16 15:01
수정 : 2017.10.16 15:01
전 정부서 기관장 임명된 복지부 산하기관 4곳 대상
여 ‘특수학교 부지 병원 추진’ 등 지적…야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여야는 ‘전 정부 적폐 청산’과 ‘현 정부 무능 심판‘으로 갈렸다. 이날 감사 대상은 보건산업진흥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4곳이었는데, 기관장이 모두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이들이다. 여당이 공격하고 야당이 지원을 호소하는, 구실이 뒤바뀐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청와대 캐비닛 문건’을 통해 드러난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사회복지핵심리더 아카데미’ 점검 지시에 대해 “복지계 블랙리스트”라고 비판했다.
내용을 보면,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3월27일 당시 이 실장은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게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2013년부터 운영 중이던 ‘사회복지핵심리더 아카데미’ 과정을 두고 “강사진에 시위주도자,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자 등 이념편향 인사가 적지 않다. 운영실태를 점검한 후 보고하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 과정의 실제 강사진은 그해 1월 인력개발원이 작성한 교육계획안과 달라졌다. 갑작스런 강사진 교체에 반발한 과정 기획자가 인력개발원의 담당 실무자에게 이유를 따져 물었고, 실무자는 “국정원 직원이 좌파 성향 강사들에 대해 조정하라 했다”고 답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 과정은 이듬해 아예 폐지됐다. 권 의원은 “당시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는데 이번에 (청와대 문건이) 공개되면서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영현 인력개발원 원장은 “적절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어떤 연유인지는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전혜숙 의원은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 문제와 관련해 “보건산업진흥원이 특수학교 부지를 한방병원으로 만들도록 상징성 등 분야에서 점수를 높게 줬다. 이게 복지부가 할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영찬 보건산업진흥원장은 “진흥원은 전문적 기술기관으로서, 아무대로 전문적인 부분만 봐서 점수를 주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또 사회보장정보원에 대해 “탈수급자가 다시 수급자로 전락하는, 계층이동 사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정보관리를 하고 있는지” 등을 물었고,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보원이 복지급여 누수파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감시 시스템과 인력을 보강해야한다”고 주장해 정보원의 구실과 관련해 상반된 주장을 폈다.
이날 국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이라 쓴 종이를 붙여놓아 시작부터 소란이 일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부개입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같은 당 남인순 의원은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분들을 모셔놓고 진행 중인데 (야당에서) 무능심판을 하겠다고 하니 참 모순적”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고, 같은당 송석준 의원도 “외부개입 발언은 모독성 발언”이라고 맞받아쳤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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