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2.27 12:14
수정 : 2017.02.27 14:31
죽비로 어깨 치고 “학생들 신체접촉 꺼리는 것 배려한 교수법”
인권위 “학생들 인격권·신체자유 등 침해” 특별인권교육 권고
환경 문제를 가르치는 ㄱ 대학교수는 자신이 제자들을 무척 사랑한다고 했다. 장애인 비하 표현 등을 써가며 막말을 퍼부은 것은 학생들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내뱉은 애정어린 질책이었다고 했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는 학생의 어깨를 죽비로 때린 것도 어디까지나 직접적인 신체접촉을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였다.
학생들에게 오존층 파괴에 따른 신체적 피해에 대해 설명하면서 “신기하게도 깜둥이는 (피부암에) 안 걸려요, 백인은 잘 걸려요”라고 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외선과 멜라닌 색소의 관련성을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했을 뿐 인종차별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갖도록 독려했노라고 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출산과 육아는 애국’이라고 강조했다. 출산계획이나 계획 변경에 대해 반복적으로 질문해, 상당수 학생이 2명 이상 출산하겠다고 생각을 바꾼 것을 보고 고마움과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 여학생들에게 “자식을 낳지 않으려면 이 수업을 듣지 마라”, “여자는 애를 낳아야 하니까 컴퓨터를 많이 하면 안 된다, 집에서 책을 읽어라”라고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고 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ㄱ 교수의 행위가 학생들의 인격권,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했다며, 인권위가 실시하는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하도록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ㄱ 교수의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이 지난해 12월 인권위에 낸 진정에 대한 판단이었다. 인권위는 ㄱ 교수가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며, 학교 교원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점을 고려해 징계를 권고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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