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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24 20:12 수정 : 2016.07.24 21:35

[짬]유엔난민기구 한국사무소 대표 나비드 후세인

나비드 후세인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사무소 대표.
“한국은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수십년 만에 원조를 제공하는 공여국으로 탈바꿈할 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한국이 국제사회의 난민 위기 해결에서도 그에 걸맞은 몫을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나비드 후세인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사무소 대표(사진)는 “한국은 분단과 전쟁에 따른 ‘실향’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따라서 난민에 공감하고 이들에게 관대함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부임 두 달째인 지난 20일 만난 그는 “한국 관리들이 난민 문제 해결에 긍정적 태도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출신 영국 유학한 전문가
“한국인 분단·실향·가난 등 체험
난민문제 긍정적 태도 확인했다”

“재정 지원·국제리더십·분쟁 방지”
9월 첫 난민정상회담서 한국 활약 기대
“난민과 함께” 100만명 서명운동

후세인 대표는 “그동안 외교부와 법무부의 난민 관련 당국자들을 만나고, 법무부 난민지원센터를 방문하고, 한국의 난민 현황을 파악하느라 바쁘게 지냈다”며 “한국에선 유난히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 같다”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난민 문제는 특정 국가나 주변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단지 몇몇 나라가 난민 수용 부담을 전부 떠맡을 수도 없다”며 “난민이 계속 생겨나면 지리적인 거리와 상관없이 어디로든 흘러넘칠 수 있는 만큼 모든 나라가 유엔(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각각의 몫을 분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국이 지리적으로 최근 난민 발생 지역과 떨어져 있는데다 오랜 세월 한 핏줄 사회를 유지해온 까닭에 난민 위기에 다소 둔감한 편이라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시리아 출신 난민 신청자가 1050명을 넘어섰다. 유엔난민기구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 강제이주자 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세계에서 국외 난민과 국내 실향민을 포함한 강제이주자가 사상 최초로 65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후세인 대표는 “한국은 국제사회의 주요 국가가 됐고 난민 문제에 더 많은 책무를 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으로 “재정적 지원, 국제 리더십 발휘, 난민 발생의 최대 원인인 분쟁의 방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특히 “분쟁 방지가 꼭 평화유지군 파견 같은 물리적 개입을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분쟁 당사자들을 압박하고, 갈등의 확산을 차단하며, 정치적 해결책을 중재하는 등 얼마든지 평화적인 방법을 추구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오는 9월 유엔 정기총회에 맞춰 열릴 예정인 ‘국제 난민·이주자 정상회의’가 난민 문제에 대한 국제 협력의 분수령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후세인 대표는 “(올해) 유엔 정기총회가 개막하면 바로 다음날인 9월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유엔 난민 정상회의’가 열린다”며 “한국이 난민 문제를 다루는 국제 공론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난민 문제에 더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결심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엔이 세계 각국의 정부 대표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에서 ‘난민 정상회의’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세인 대표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영국 리즈대와 옥스퍼드대에서 각각 개발경제와 난민 문제를 공부한 난민 문제 전문가다. 유엔난민기구 한국사무소가 2006년 독자적인 대표부로 승격된 이후 4번째 대표를 맡았다. 1993년부터 유엔난민기구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알바니아, 조지아, 예멘, 수단 등 주로 분쟁지역에서 난민 구호에 앞장서 왔으며, 제네바 본부에서 난민 프로그램 기획 업무도 맡았다.

유엔난민기구는 9월 유엔총회를 앞두고 세계인을 상대로 각국 정부에 ‘모든 난민 어린이들의 교육, 난민 가족의 안전한 삶터, 모든 난민에 일자리 또는 기술 교육의 보장’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 ‘#난민과 함께’(#WithRefugees) 서명 캠페인(withrefugees.org)을 펼치고 있다. 최소 100만명 서명을 목표로 한 이 캠페인에는 24일 현재 44만7200여명이 참여했는데, 유엔난민기구는 이 명단을 올해 유엔총회 개막일에 맞춰 유엔 본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글·사진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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