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6.23 20:49
수정 : 2015.06.23 20:49
2막 상담실
삶을 치유하는 시간… 눈물이 나오면 흘리세요
Q: 올해 50살이 되었습니다. 백세인생의 중간에 이르니 여러 생각이 밀려듭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추억할 것보다 후회가 더 많은 게 사실입니다. 제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문하게 되고, 갑자기 외롭다는 느낌도 드네요.
A: 우리는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인생을 두고 깊은 성찰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년기에는 인생의 실체에 대한 충격적 깨달음을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주변의 불편부당함과 생활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결과를 달갑지 않게 여기기도 합니다. 삶이 굴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생활이 단조롭고 지루할 때도 있습니다. 노후를 생각하니 준비한 것이 부족해 인생이 앞뒤로 갇혀 있는 듯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의 성찰을 지속하면 철학적 사고가 일어납니다. 중년은 삶의 목적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 보는 시기고, 삶의 어려움을 인식하는 때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년이 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철학을 거창한 학문의 세계로 인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본질을 한번쯤 고민해 보았다면 철학적 사고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중년에 생각하는 삶의 본질은 인생을 더욱 깊이 있게 합니다. 어차피 겪는 중년의 철학적 사고라면 혼동의 늪으로 빠지는 것을 무조건 나쁘게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0살이 되었을 때 ‘내가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오히려 ‘어른이라고 부르기엔 아직도 어리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요? 쉰이란 나이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의 삶을 치유할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누구나 회한이 있고, 못다 한 일들이 있고, 못다 한 사랑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신의 성장과정을 이해하고 지금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삶의 치유가 가능합니다.
|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
최근에 느끼는 감정 그대로 실컷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기만 하셨는지요? 사실 눈물은 가장 기초적인 감정의 표현입니다. 슬픔을 드러내는 방법이고, 흘린 눈물만큼 치유의 효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눈물은 참아야 하는 것, 눈물이 나오면 이내 멈추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50살은 자신을 돌아보고 그간의 삶을 치유하는 소중한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눈물이 나오는 순간, 자신의 감정에 몸을 그대로 맡겨 보세요.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