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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1 19:39 수정 : 2005.09.21 19:41

전북 익산지역 한센촌을 찾아 20년 간 봉사해온 장동호(45.치과의사.왼쪽)씨가 한센인을 치료하고 있다.

“불치명 아닌데 편견 어전해 안타깝다”

“과거에 천형으로 불린 나병(한센병)은 이제 의학의 발달로 더이상 불치의 병이 아닙니다. 정상인의 의식전환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전북 익산에서 한센병 환자를 20년 간 무료로 진료하고 있는 치과의사 장동호(45)씨는 한센병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와 편견을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익산시 중앙동에서 ‘장동호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와 한센병과의 인연은 20년전인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광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중, 우연히 익산시 왕궁면 한센병 환자마을에 들러 진료활동을 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이들에게 봉사하고 있다. 또 의사였던 아버지(75)가 섬마을을 돌며 진료하는 것을 보고 자란 어린시절의 집안 환경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20년 동안 달마다 2번씩 환자마을을 찾았다. 그때마다 의료장비를 갖추고 간호사 2명과 함께 이 마을을 방문해 20~30명 환자를 진료한다.

“처음에는 간호사들이 자주 병원을 그만두는 바람에 직원을 채용하는 일이 일상적인 업무였죠. 그러나 지금은 간호사들이 제가 하는 일을 이해합니다. 서로 오해를 없애려고 간호사 채용때 한센병 환자에 대한 진료 동참을 조건으로 내세웁니다.”

장씨는 “한센병 환자를 맞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인과 똑같이 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수술할 때 가급적 수술용 고무장갑을 끼지 않는다. “피가 나 감염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며 말리던 아내(43)도 이제 그를 후원하고 있다.

그는 “일반 고객들이 한센병 환자들의 병원 출입을 꺼리는 현실에서 한센병 환자들이 ‘병원으로 방문해 치료받으면 안 되느냐’고 물어올 때, 가장 난감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장씨는 2000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장 등 여러 기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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