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7.24 22:11 수정 : 2005.10.29 15:26

지하철을 타려는 사람들이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안암동 지하철 안암역에서 장애인용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하루 200차례 이상 이용 때 갑작스런 정지 잦아도시철도공사, 결함 알고도 대책마련 미적미적

지하철역에 장애인과 노약자용으로 설치된 유압식 승강기가 일정 운행횟수를 넘어서면 갑자기 멈춰버리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승강기를 관리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도 이런 결함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지하철 안암역에 설치된 장애인용 승강기가 운행 도중 갑자기 멈춰선 뒤 60㎝ 가량 아래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승객 7명이 3시간 동안 승강기 안에 갇혔고, 최아무개(61)씨는 발목 골절상을 입었다.(<한겨레> 6월27일치 10면)

이날 사고가 난 승강기는 기름의 압력으로 오르내리는 유압식 승강기로 기름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 갑자기 작동이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철도공사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5~8호선에서 일어난 승강기 고장 사고 195건 가운데 141건이 유압식 승강기에서 일어났다.

지하철역에는 주로 유압식과 로프식(기계식) 승강기가 설치돼 있는데, 현재 도시철도공사가 관리하는 5~8호선 전체 지하철 승강기 332대 가운데 유압식 승강기는 122대다. 유압식 승강기가 설치된 역은 5~8호선 전체 역 148곳 가운데 57곳에 이른다.

도시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유압식 승강기는 하루 200차례 운행이 적당한데, 사고 당시 안암역에서는 하루 600차례 이상 운행됐다”며 “기름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 위험감지 센서가 작동하면서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멈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지하철역에 승강기를 설치할 때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주로 이용해 하루 200차례 이상 운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부분의 역에서 일반 시민들까지 승강기를 이용하는 바람에 실제 이용 횟수는 200차례를 훨씬 넘는다”고 털어놨다.

허윤섭 승강기안전관리원 기술처 팀장은 “유압식 승강기는 특히 온도에 민감한데다, 지하철 승강기의 경우 승강기 바깥벽이 투명한 재질로 돼 있어 열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기계식에 비해 고장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유압식 승강기는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기계실을 승강기 밑에 만들 수 있어 공간 확보가 쉽고, 겉보기에 좋다는 장점 때문에 설치했다는 게 도시철도공사 쪽의 설명이다.

사고가 난 안암역 승강기는 현재 문제가 된 부품만을 바꾼 채 시험운행을 하고 있고, 올해 안에 로프식 승강기로 교체될 예정이다. 그러나 다른 지하철역에 설치된 120여대의 승강기는 예산 문제로 교체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의 또다른 관계자는 “기름 온도를 낮추는 쿨러를 설치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종을 변경하기 전에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하철 1~4호선을 관리하는 서울지하철공사는 도시철도공사가 설치한 유압식 승강기의 잦은 고장 등 사고 위험을 고려해 2002년부터는 모두 로프식 승강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현재 지하철 1~4호선에 설치된 유압식 승강기 18대도 서울역, 대림역 등 유동인구가 많아 운행이 잦은 역에 설치돼 있어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 박상철 기자 justin22@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