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11 20:04
수정 : 2018.12.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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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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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
“9년째 중단된 평양 종합병원부터 완공”
‘겨레사랑’ 통해 인도적 지원사업 재개
“북한 260개 모든 시군에 ‘인민병원’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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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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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60개 모든 시·군에 남한 교회들이 힘을 합쳐 인민병원을 지을 계획입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64) 목사는 1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북사업구상을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평양 중심지역에 1만평을 제공받아 골조공사를 끝낸 상태에서 9년째 방치된 심장병원 건립사업을 북미협상이 타결되는 즉시 마무리하겠다는 내용이다. 8층 260병상 규모인 이 종합병원으로 내년말까지 준공한다는 목표다. 더 나아가, 남한 교회의 힘을 모아 북한 전역에 인민병원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이 목사는 지난달 자신이 대표로 있는 ‘겨레사랑’ 명의로 북한에 의약품과 밀가루 1천톤을 지원하기 위한 물품 반출 승인을 통일부로터 받아 본격적인 대북사업을 재개했다.
그는 평양종합병원 운영과 관련해 “평양에 상주할 의료지원자 리스트가 세브란스병원 의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작성돼 있다”면서 “현역 의사들은 6개월, 퇴직 의사들은 1년 정도씩 상주하며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기술도 전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 모든 게 북미회담이 성사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면서 “북의 핵포기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북미회담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5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창립 60돌 기념식 참석차 방한한 미 행정부의 복음주의 자문위원장인 폴라 화이트 목사 등을 통해 북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최근 한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환대를 받았 듯이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외교 관례상 환영하는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때문에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한 우익단체 인사들로부터 “백두 칭송 회원이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런 식이라면 시진핑 주석이 방한했을 때도 데모를 했어야 했느냐? 88서울올림픽 때도 여러 적대국에서 참가를 했지만 문제를 삼지 않았다. 남북갈등보다 남남갈등이 더 걱정이다. 남남갈등부터 치유가 되어야 한다. 나와 다르다고 다 적으로 돌리면 안되지 않겠는가. 통일을 하자면서도 서로 욕을 해대면 어쩌자는 것이냐.”
이 목사는 “할아버지가 일제 때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숭실대의 시원이 된 평양의 성문밖교회 장로로 해방 뒤 월남했고, 외활아버지는 북에 남았다가 순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이라면서 “이런 가족사를 안고 있지만 북에 대해선 통 크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북한을 5차례 방문했다는 이 목사는 “북한이 ‘과학은 비약, 교육은 미래에 대한 담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과학자들에게 고급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미국 스미소니언 같은 엄청난 자연사박물관도 건립했다”라면서 “이미 북에 핸드폰이 560만대나 보급돼 있고, 미국을 공격하던 구호도 사라지고, 도 경계를 넘을 때 상인들의 출입제한도 없앨만큼 변화되고 경제 재건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 비핵화쪽으로 가서 북미회담이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이 목사는 최근 ‘교회 선교비를 조용기 원로목사 가족들이 부동산 투기에 사용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장로회 내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했으므로 이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걸맞는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담임목사 정년이 10년 남았는데, 5년은 교회를 반석에 세우는 데 집중하고, 나머지 5년은 ‘이영훈’이라는 이름을 지워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인간의 왕국’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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