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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15 16:33 수정 : 2017.09.15 19:15

“이런 것까지 용납하면 사회 나빠져”
잘못된 통념 설교하고 정치권 조종

개신교계 동성애 반대 운동은 보수 목사들이 ‘동성애는 반성경적’이라는 논리로 10여년 전부터 이끌어 왔다. 주로 기독교정당을 만들려는 극우 목사들이 주축이었다. 이들은 보수 교회의 수요예배나 금요기도회에서 반동성애 영화를 상영하고 책자를 유포했다.

그런데 2016년 퀴어축제 때부터 개신교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교단장협의회가 반동성애 운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목사들이 대놓고 설교시간에 반동성애 논리를 강조하는 일이 많아졌다. 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등 대표적인 교단들이 동성애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특강과 토크쇼, 세미나를 통해 반동성애운동을 펼쳤다. 합동교단은 반동성애주일까지 만들어 모든 교회에 반동성애 설교 자료를 배포했다.

이 운동은 동성애자 차별을 막기 위한 차별금지법과 인권조례 개정 반대로 이어졌다. 한 목사는 “교회 내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통념이 사실처럼 통용되기 시작했다”며 “반동성애운동 핵심인사들이 이를 이용해 카톡 등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지시사항을 하달하면 교인들이 동조해 문자폭탄을 쏘아 다음 선거에서 표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정치권을 조종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개신교계는 7월27일엔 국회도서관에서 240여 단체 공동명의로 ‘동성애동성혼개헌반대국민연합’(동반연)을 출범시켰다. 이 단체는 “개헌특위가 헌법에 ‘성적 지향’이란 문구를 추가하고, ‘양성 평등’을 ‘성 평등’으로 바꾸려 한다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반연은 지난달 29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3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동성애·동성결혼 개헌반대 국민대회’를 여는 등 지역별 대회를 열어 세를 결집하고 있다. 또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도 지난 2월부터 아카데미를 열어 교회와 학교에 동성애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널리 알리는 교육에 나섰다. 청어람아카데미 양희송 대표는 “이미 교계에 확산된 반동성애 분위기를 활용해 우파 목사들이 ‘이런 것까지 용납하면 사회가 나빠지지 않겠느냐’며 진보 세력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며 “다음주부터 각 교단에서 1년에 한 번씩 여는 총회에까지 동성애 대책들이 상정돼 애초 소수로 시작된 반동성애 주장들이 교계의 토론도 거치지 않고 공식 입장으로 전환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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