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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19 19:21 수정 : 2008.06.19 19:54

‘기쁨과 희망’

‘기쁨과 희망’ 창간호 이명박 정부 실용주의 노선 진단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는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을 줄 수 있을까.

함세웅 신부가 이끄는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반연간지 <기쁨과 희망> 창간호에서 ‘실용의 논리와 십자가의 지혜’라는 주제의 특집을 통해, 기독교적 시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에 대한 다양한 진단을 시도했다.

최승정 신부(서울 가회동 성당 주임)는 “실용은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7세기 초 천주교 서적들을 통해 서양 문화를 접한 남인 학자들을 중심으로 실학운동이 일어나게 됐고, 이들은 새로운 사상체계를 통해 조선 사회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최 신부는 “초대 교회 신앙의 선조들은 합리적이지 못했던 세상에 대해 ‘실(實)을, 그리고 백성을 위하지 않았던 세상에 용(用)을 외쳤고, 백성을 위하는 합리적 세상을 꿈꾸는 진리로서 천주교 신앙을 고백했다”며 “그런데 우리 시대의 실용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이고, 민족적-국가적 이해관계 위에서는 더 이상 도덕도 윤리도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신부는 “그리스도적 실용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이며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희망”이라며 “우리가 2만불 시대에 시작하지 않은 그리스도교적 실용이 3만불 아니 30만불 시대에는 어떻게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박경미 이화여대 교수는 “(여러 도덕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모종의 허무주의에 기반하며, 이 허무주의는 기이하게도 실용주의라는 탈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런 식의 실용주의에선 “각자 자신의 삶, 자기 열심에 빠져 회피와 방치가 누적되었을 때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니 밑으로부터 받치고 있던 기초가 무너져버리고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상태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진리냐, 보수냐, 노무현이냐 이명박이냐를 떠나서 사람이 사람으로서 서 있을 수 있게 만드는 지점, 그런 지점이 없이는 애당초 자주적, 자연적 삶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그 지점이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민주주의란 부단히 그 지점을 규범적으로 확보하는 운동이며 믿음이란 그곳에 충실히 뿌리를 내리는 행위가 아니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제민 신부(마산교당 반송성당 주임)는 “실용주의자에겐 종교도 신도 실용주의적 대상으로 다루어질 위험이 있다”며 “그들은 자기에게 효율적 이익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언제든 버리고 떠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예수님의 실용주의는 되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주라”는 것이라며 희생과 봉사, 나눔을 대안 정신으로 제시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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